<어떤 질문에 대한 생각>

 

인생은 픽션이 아니다. 추상화는 현실에서 그 효용이 없다.

그래서 인간의 고민과 고뇌는 언제나 그 구체성 때문에

완전한 해결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쉽게 해결될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고민거리가 아니다.

 

자녀의 문제는 원칙적으로 해법이 없다.

특히 성년이 된 자녀에게 나이 든 부모의 영향력은 아주 미약하다.

거의 제로에 가깝다.

모든 문제는 성인이 된 자녀의 몫이다.

그가 잘 되든, 못 되든, 모두 그의 운명에 속한다.

우선 이 원리를 깨달아야 한다.

 

그래도 부모로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 부모는 전문가들과 먼저 상의를 해야 한다.

전문가뿐 아니라 세상 경험이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

그러면서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

세상 모든 일에는 그에 맞는 전문가가 있는 법이다.

 

부모는 언제나 자녀의 나이, 입장, 환경, 생각, 행동을 고려하면서

대화를 하여야 한다.

자녀의 인생관, 가치관, 도덕관, 사상이나 이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그에 따라 대응하여야 한다.

 

부모의 생각이나 도덕적 가치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공부 잘 하고, 좋은 직업 가지고, 좋은 배우자 만나고, 돈 많이 벌고, 건강하고, 장수하는 것을 <인생의 성공>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자녀를 대해서는 실패하고 만다.

 

문제해결이나 자녀의 태도 변화를 단기간에 이끌어내려는 성급함은 버려야 한다.

자녀가 그런 힘든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은 몇 달 사이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몇 년 또는 십수년의 오랜 세월을 통해 그렇게 형성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몇 년 되어 고질병이 된 환자를 주사 한방에 완치시키는 의사는 있을 수 없다.

 

인생은 생로병사, 108번뇌의 고행길이라는 사실을 부모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자녀에게도 이런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부모와 자식 관계로 만나서 서로 고통을 받고 살아가야 하는 현실은 분명 두 사람의 타고난 운명임을 받아들이고, 서로가 불쌍하고 연약한 존재임을 공유하고 공감하도록 해야 한다.

 

부모와 자식은 한 몸이 아니다. 독립한 개별적인 개체다. 자녀는 부모 입장에서 낳고, 기르고, 보호해주고, 걱정해주는 객체이지, 부모 자신의 주체가 아니다. 때문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유지해야 한다. 그게 문제 해결의 기본일 수 있다.

 

부모와 자녀는 20년 이상의 나이 차이, 세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자녀의 나이 또래의 사람들로부터 어드바이스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60살 넘은 사람에게 90살 먹은 노인이 충고를 하면 듣지 않는 것을 참고하여야 한다.

 

자녀 걱정을 20%만 하고, 나머지 80%는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좋다. 자녀를 위해 기도하고, 자녀의 문제해결을 위해 기도하고, 어리석은 부모 본인이 자녀 걱정에서 해방되도록 기도하라. 그것이 최종적인 문제 해결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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