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덕 변호사의 문화산책

<유부녀의 애환>

가끔 이런 일을 본다.
가정 있는 여자가 외간 남자와 교제를 한다.
그러다 정을 통한다.

어느 날 애인남의 와이프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왜 내 남편과 성관계를 했느냐? 가만 두지 않겠다.”

그런 전화를 받는 순간 여자는 숨이 막힌다.
공황상태가 된다.
갑자기 심장이 멎는다는 기분이 바로 이런 것이다.

“뭐라고요? 어디세요?”
“내가 증거를 다 가지고 있어. 당신 남편을 만날 거야. 직장을 찾아갈 거고. 나는 내 남편과 이혼할 것이니, 당신도 남편과 이혼해. 내 가정을 깨뜨렸으니, 당신 가정도 깨져야 해.”

여자는 같이 바람 핀 상대 남자에게 전화를 건다.
그 남자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 남자의 핸드폰은 이미 그 남자의 와이프가 압수를 했기 때문이다.

여자는 답답해 숨이 막힌다.
자꾸 전화를 하면 그 남자의 와이프가 받아 난리를 친다.
불안에 떨고 매우 힘든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여자의 남편은 자신의 부인이 안절부절 못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눈치 채고 왜 그러느냐고 묻는다.
여자는 남편에게 절대로 말을 못하고, 별 것 아니라고 둘러댄다.

그러면서 자신의 전화가 울리면 심장이 떨어져내린다.
잘못하면 심장 쇼크가 일어날 판이다.

많은 경우 상간자는 무책임하고 같이 바람 핀 여자를
생각하고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가정을 깨지 않으려고 애쓴다.

시간이 가면서 여자는 상간자를 믿은 게 잘못이고,
그 남자가 자신을 막아줄 의사나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간통죄가 없어져서 이런 경우 형사문제는 아니지만,
법보다 주먹이 가깝기 때문에,
여자가 당하게 될 재난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급한 것은 혹시 자신의 남편에게 알려질까 하는 문제다.
남편이 알게 되면 난리가 난다.
집에서 설 자리가 없어진다.
어린 자녀들은 또 어떻게 해야 하나?

두 번째는 여자의 직장을 찾아와서 망신을 주는 가능성이다.
학교 교사나 공무원, 공기업에 다니는 여자가 주된 대상이다.
상간자의 부인은 진정서를 써서 보낸다.
직장에 와서 상급자를 만나 하소연한다.
심지어는 인터넷에 올린다고 공갈을 친다.
이판사판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여자의 개인 재산을 가압류하고 위자료소송을 하는 것이다.
여자 앞으로 집이 되어 있거나, 전세가 되어 있으면 곧 남편에게 들통이 난다.

위자료는 간음사실이 확인되면 최소한 3천만원 이상이다.
단순히 전화만 주고 받은 사실관계라면 천만원 내지 천5백만원의 선에서 위자료금액이 결정된다.

물론 여자의 남편도 피해자이므로 상간자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때도 여자의 남편 명의로 소송을 해야 하고, 남편의 동의를 받아야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길 수 있다.

실제 사건을 보면 의리를 지켜주는 남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
때문에 가정 있는 여자가 외간 남자를 만나 연애를 할 때는 아주 조심해야 한다.

두 사람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부인에게 들키지 않는 철저한 사람이어야 하고, 들켰을 때 남자답게 목숨을 걸고 여자를 보호해 줄 사람이어야 한다.

결국 사회적 체면이 있거나 경제적 능력이 있는 남자이어야 하고, 의리가 있어야 하고, 인간성이 좋은 남자여야 한다.

문제는 그런 남자가 적다는 것이고, 정말 그렇게 모든 것을 갖춘 남자는 유부녀와 위험한 연애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유부녀는 절대로 바람을 피면 안 된다. 상간자를 믿어서는 안 된다. 외로워도 그냥 참고 사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