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문턱에서
1.
사랑은 소리 없이 와서
소리 없이 떠난다.
2.
사랑은 육체가 아닌 정신의 작용이다.
정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사랑은 올 때에도 소리가 없다.
그래서 사랑이 오는 것을 모른다.
사랑은 갈 때에도 소리가 없다.
사랑이 떠나가는 것을 모르는 것은 큰 문제다.
갑자기 공황에 빠지기 때문이다.
3.
아무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안다.
얼마나 정이 들었는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안다.
4.
사랑에는 말이 필요없다.
사랑할 때는 침묵하라.
사랑에 언어의 유희는 금지된다.
5.
진정한 사랑은
오랜 세월과 많은 눈물을 필요로 한다.
서로를 알고,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6.
사랑은 아프다.
아프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다.
사랑이 아픈 이유는
상대를 아끼고 위하려면
그의 아픔을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7.
인간은 외로운 존재다.
그래서 네가 필요하다.
너 때문에 내가 확인되고,
너에 의지해 내가 바로 설 수 있다.
8.
사랑하는 사람은 외롭게 해서는 안 된다.
그가 외롭지 않게
24시간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써야 한다.
사랑하면서도 외로움을 느낀다면,
그것은 사랑이 부족한 까닭이다.
9.
이별은 단순한 분리가 아니다.
몸과 마음을 공유한 집합물의 해체를 뜻한다.
10.
사랑하는 사람은 몸과 마음의 합일을 의미한다.
단순한 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두 사람의 화학적 결합을 뜻한다.
이별은 두 사람이 찢어지는 것이다.
두 개체는 완전히 파괴된다.
11.
가려거든, 떠나려거든
그냥 가서는 안 된다.
내가 다시 설 수 있도록,
내 존재의 원상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떠나야 한다.
12.
사랑이 떠난 다음,
이별이 찾아온 다음,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별 후에도 우리는 살아야 한다.
그것은 삶의 맹목적인 의지 때문이다.
우리가 이별에도 살아야 하는 것은
삶이 우리에게 살아야 한다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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