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아버지가 사망한 이후 자녀가 따로 사는 계모에게 부양의무를 부담할까?

 

가을사랑

 

민법 제974조는 친족 사이의 부양의무를 규정하면서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사이의 부양의무와 기타 친족 사이의 부양의무를 구분하고 기타 친족 사이의 부양의무는 생계를 같이 하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하고 있다.

 

민법은 친족 사이인 경우에도 부양의무를 일률적으로 정하지 아니하고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사이에서는 생계를 같이 하는지를 묻지 아니한다는 점에서 기타 친족에 비하여 보다 넓게 부양의무를 인정하고 있다.

 

민법 제4편 친족 제1장 총칙의 규정들에 의하면 배우자, 혈족 및 인척을 친족이라 하고, 혈족은 8촌 이내의 범위에서, 인척은 4촌 이내의 범위에서 각 친족관계로 인한 법률상 효력이 미친다.

 

자기의 직계존속과 직계비속을 직계혈족이라 하고 자기의 형제자매와 형제자매의 직계비속, 직계존속의 형제자매 및 그 형제자매의 직계비속을 방계혈족이라고 한다.

 

인척이란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를 말하며 인척관계는 혼인의 취소, 이혼 또는 부부의 일방이 사망한 경우 생존배우자의 재혼으로 종료한다.

 

친족은 혈연에 의해서 발생하는 혈족과 혼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배우자, 인척으로 나누어지고, 그 구별에 따라 친족의 인정 범위, 친족관계의 종료 여부 및 그 원인 등이 달라진다.

 

직계혈족은 혈통이 직상·직하하는 형태로 연결되는 혈족으로서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직계존속은 자신의 존재의 근원이고 직계비속은 자신의 분신에 해당하는 점, 일반적으로 직계혈족을 혈연에서 가장 정의가 두터워야 하는 관계로 인식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직계혈족을 기타 친족과 구분하여 넓은 범위에서 부양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입양으로 인한 직계혈족 사이에서는 위와 같은 생물학적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나 법으로 그와 같은 관계를 의제하는 것이므로 혈연에 의한 직계혈족과 같은 취급을 하는 것이다.

 

직계혈족의 배우자와의 관계는 그 자체로는 인척에 해당하여 직계혈족을 제외한 기타 친족에 비하여 넓은 범위에서 부양의무를 부담하여야 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민법 제826조 제1항에 의하면 부부는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할 의무가 있고, 이에 따라 부부는 대체로 공동생활을 하고 있으므로 직계혈족의 배우자를 직계혈족과 구분하여 부양의무에 차이를 두는 것은 부양권리자나 부양의무자의 측면에서 모두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점(즉, 부양권리자인 직계혈족이 받는 부양은 당연히 부양권리자의 부부공동생활을 위하여 사용되고, 부양의무자인 직계혈족이 부담하는 부양은 마찬가지로 부양의무자의 부부공동생활에 부담이 되는 것이다)을 고려하여 직계혈족과 같은 범위에서 부양의무를 부담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민법이 직계혈족의 배우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직계혈족과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직계혈족을 제외한 기타 친족에 비하여 보다 넓은 범위에서 부양의무를 인정하는 것은 직계혈족의 배우자의 경우 직계혈족과 부부공동생활을 한다는 점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민법 제974조 제1호에 규정된 직계혈족의 배우자는 직계혈족과 부부공동생활을 하는 배우자로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설령 민법 제974조 제1호를 위와 같이 제한적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직계혈족이 사망한 경우 그 직계혈족의 생존배우자와의 관계는 민법 제974조 제1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민법 제974조 제1호는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간”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배우자관계는 혼인의 성립에 의하여 발생하며, 당사자 일방의 사망 또는 혼인의 무효·취소, 이혼으로 인하여 소멸하는 것이므로 직계혈족이 사망함으로써 직계혈족과의 배우자관계는 소멸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민법은 부부의 일방이 사망하여도 인척관계는 바로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생존배우자가 재혼하는 경우에 종료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배우자인 직계혈족이 사망하여도 친족관계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나 이로 인한 부양의무는 민법 제974조 제3호에 따라 생계를 같이 하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는 것이다.

 

결국, 민법은 “직계혈족 및 직계인척간”이라고 규정하지 않고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간”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직계혈족의 배우자와의 관계에 있어, 직계혈족이 생존해 있다면 부양의무자와 부양권리자가 생계를 같이 하는지와 관계없이 부양의무를 인정하고 직계혈족이 사망하면 부양의무자와 부양권리자가 생계를 같이 하는 경우에 한하여 부양의무를 인정하며 생존배우자가 재혼함으로써 인척관계가 종료되면 부양의무를 부담시키지 않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상대방의 아버지인 망 소외 1이 사망함에 따라 청구인은 상대방의 직계혈족인 위 소외 1과 부부공동생활을 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 소외 1과의 배우자관계도 소멸되었으므로, 청구인과 상대방의 관계는 민법 제974조 제1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상대방은 청구인에게 민법 제974조 제1호에 기한 부양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

 

또한, 청구인은 상대방의 계모로서 인척 1촌에 해당하는 친족이므로 민법 제974조 제3호에 따라 청구인과 상대방이 생계를 같이 하는 경우에 한하여 상대방은 청구인에게 부양의무를 부담하나, 청구인과 상대방이 생계를 같이 한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상대방은 청구인에게 민법 제974조 제3호에 기하여도 부양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서울가법 2007.6.29. 자 2007브28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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