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100)
맹공희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변 모든 사람을 비판하고 정죄했다. 비판적인 시각에서 보면 그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었다. 맹교수가 젊은 나이에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는 모르지만, 호화주택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경제의 민주화, 서민경제를 부르짖고 있었지만, 자동차는 벤츠를 타도 다녔다. 그것도 빨간 색 벤츠였다. 학생들은 그를 BR이라고 불렀다. Bentz Red라는 뜻이었다. 신입생 중 일부는 선배들이 맹교수를 비알(BR)이라고 부르니까,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빌어먹을’이라는 비속어로 이해하고 있었다.
신입생들은 처음에는 맹교수가 강의도 잘 못하고, 인간성이 나쁜 교수인 줄 알고 있다가 시간이 가면서 그의 진면목을 알게 되면, ‘빨간 벤츠’는 신세대의 성공 신화가 되었고, 젊은이의 우상이 되었다.
맹 교수는 독신이었다. “남자가 진정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결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결혼하면 그 자체가 구속이고, 가정에 매여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나는 비록 신부는 되지 못했지만, 독신으로 지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꿈이다.”
맹 교수는 신부처럼 순결한 이상주의자로 비쳤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맹 교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번도 성관계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심지어 자위행위 조차도 해보지 않은 고결한 성인이라고 소문이 났다.
지역에서 맹 교수가 이처럼 완벽한 총각이라는 소문이 나자 성당에서도 유명해져서 로마 교황청으로 보내자는 여론도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요새 세상에 숫총각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하면서, 그런 남자는 재수 없는 존재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남자가 능력이 없어서 40살이 되도록 여자관계를 못했으면 창피하게 생각하고 조용히 살아야지, 왜 총각이라고 떠들고 다니냐는 것이었다. 지역의 한 신문사에서 이 문제를 특집으로 다루려고 했지만 최종적으로 편집장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한 여성 기자가 심층적으로 취재해서, ‘남자의 순결, 그 현대적 의미’라는 제목으로 원고지 200매에 달하는 장문의 기사를 준비했지만, 편집장은 신문사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그 원고를 폐기하도록 했다. 그후 그 여성 기자는 끝내 고집을 부려서, ‘여성의 순결의 현대적 의미’를 기사화했다가 그 신문사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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