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꽃잎, 멀어진 사랑>

 

매봉 정상 부근에 진달래꽃이 몇 그루 있다. 아직은 꽃이 은은하게 남아 있다. 처음 피었을 때 그 화사함은 사라졌지만 아직은 꽃잎이 달려 있다. 꽃의 계절인 4월이 가고, 나뭇잎의 세상인 5월이기 때문이다.

 

떨어진 꽃잎을 보면서 떠난 사랑을 떠올리는 건 너무 센치한 일일까?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산마루에서 맞는 바람은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거대한 산 속에서 한 인간은 아주 작은 개미처럼 느껴졌다. 그 작은 인간의 마음 속에는 신을 모독할 수 있을 정도의 태산 같은 교만이 들어 있다. 늑대가 양으로 위장하는 위선도 부릴 수 있다. 인간의 양면성이다.

 

인간이란 참 묘한 데가 있다. 현재 처해 있는 환경에 아주 잘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좁은 사무실에서 느끼는 감성은 아주 삭막한 데, 넓은 자연 속에서 푸른 숲을 껴안고 있으면 마음도 넓어지고, 감성은 고무풍선처럼 뛰어 오른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토벤의 황제와 눈사람>  (0) 2020.09.06
왜 시를 쓰는가?  (0) 2020.09.06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의 구별  (0) 2020.09.05
올 가을에는  (0) 2020.09.05
아프니까 사랑이다  (0) 2020.09.0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