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회사 직원을 면접볼 때 게슈탈트심리학을 공부한 역학자의 자문을 듣다

 

경목월 시장은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사람을 잘 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민선시장으로 선거에서 당선되기 전에 사업을 할 때에도 회사 직원을 뽑을 때 매우 신중했다.

 

정식 직원으로 계약하기 전에 최소한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두었다. 수습기간 동안 여러 가지로 인간성을 테스트해보았다. 일부러 아주 쉬운 일을 시켜서 놀고 있는지 관찰하고,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도 시켜보았다. 때로는 수습직원의 책상에 현금을 놓아두어 보기도 했다. 도둑질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최종적으로 정식직원으로 채용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관상까지 보았다. 사주팔자를 정확하게 물어서 평소 친하게 지내는 실력 있는 역학자에게 검수를 받았다.

 

중요한 직책의 사람을 뽑을 때는 아무리 바빠도 역학자를 회사로 모셔서 직접 친전하도록 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물론 직원들에게는 그 분을 역학자라고 소개하지 않고, 저명한 대학교수라고 소개했다.

 

전공분야는 ‘국제심리학’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심리학에 무슨 국제분야가 있느냐고 의아해했다. 사람들의 비판여론이 높아지자, 역학자의 전공과목은 그 후 ‘우주심리학’이라고 바뀌었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그 역학자가 정말 일반 교수들은 할 수 없는 우주의 신비로운 심리학을 연구하는 대학교 교수라고 믿게 되었다. 역학자는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독일에서 심리학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하는데, 논문의 제목은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중에는 티벳트에 가서 고승들과 같이 수행을 했다고 하고, 그 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게슈탈트 치료연구소에서 소장과 게슈탈트 심리학과 심리치료기법을 연구했다고 하는데, 영어를 전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독일이나 미국, 티벳트에서 심리학을 연구하고 수행을 했느냐는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하는 사람들에게는 몹시 기분 나쁘다는 표정으로 살벌한 눈빛을 5분 동안 광선처럼 보내면, 상대방은 기가 죽어서 <학문이나 심리연구에 언어는 아무 필요가 없다!>는 미신을 진리로 받아들였다.

 

역학자는 어디서 들었는지, 수시로 <전경과 배경>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다만, 영어나 독일어 발음이 시원찮아서 그런지, 초기에는 <개수달토>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그 말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아듣지 못했다.

 

사람들은 <개수달토>를 <얼토당토>의 지방사투리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개수달토>라는 말을 하면서, 늘 <전경과 배경>이라는 말을 같이 쓰니까, ‘전경’은 토끼 숫컷을 말하고, ‘배경’은 토끼 암컷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자꾸 역학자가 전경과 배경이 위치를 상호 간에 바꾼다고 하니까 토끼들이 성관계를 할 때 체위를 사람처럼 전위와 후위로 바꾸는 것을 은유법으로 암시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일부 사람들은 성욕이 넘쳐서 곧 성추행사범으로 입건될 부류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어떤 중증의 우울증 환자가 미술치료를 받으러 다니고 있었는데, 그 여자가 상담소에서 <프릿츠 펄스>의 <게슈탈트 치료>에 관해 공부를 조금 해서 알고 있었다.

 

그 여자는 역학자와 만나서 대화를 하다가 또 <개수달토>라고 하기에 이를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그렇게 말해서는 죽은 펄스 그 양반이 기분 나빠서 영혼이 편안한 안식을 취하기 어려울 것이며, 그렇게 되면 그 영혼이 역학자를 괴롭힐 수 있다고 귀뜸을 해주었다.

 

그래서 역학자는 그 여자가 보여주는 스마트폰에 나와 있는 펄스의 사진과 정확한 단어 가 독일어이며, <형태>라는 의미를 가진 것이고, 읽을 때, <개수달토>가 아니라, <게슈탈트>로 읽어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역학자는 그 여자로 인해 같이 있던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창피함을 느껴 10분 동안 숨을 전혀 쉬지 않고 있다가 그 후 30분 동안 계속해서 길고 긴 한숨을 쉬었다. 역학자가 한숨 쉬는 소리가 너무 크고 처량하고 구슬퍼서 주변 500미터 이내에 있는 모든 만물이 같이 숨을 죽이고 슬퍼하고 있었다.

 

그 후 역학자는 에 대한 정확한 발음을 하기 위해 집 화장실에 큰 항아리독을 가져다놓고 그 독 안에 머리를 쳐박고 큰 소리로 <게슈탈트>를 하루에 천번씩 외쳤다. 그래서 나중에는 발음이 원어민의 발음에 50% 정도 가깝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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