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s love?
사랑이란 정신적 작용과 육체적 활동의 결합형태로 나타난다.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에 대한 인식작용이 필요하다. 눈과 귀, 기타 오관의 작용에 의해 상대방을 인식하고 난 후, 상대방에 대한 좋은 감정, 긍정적인 평가, 가치 부여가 이루어져야 사랑은 출발할 수 있다. 보지도 않고 사람을 좋아할 수는 없다. 일단 만나서 서로를 알아야 좋아할지 여부가 결정된다.
상대방을 만난 다음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상대방에 대한 호감을 느끼게 되고 좋아하는 감정이 생겨난다. 때문에 아주 순수한 정신적 사랑이거나 정신을 배제한 육체적 탐닉은 진정한 의미에서 사랑이라고 하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대한 애매모호한 개념을 가지고 있다. 무엇이 사랑인지 차분하게 생각해 보지도 않고,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좋은 감정, 불같은 욕정, 연민의 정을 사랑이라고 규정짓고, 그에 따라 맹목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
스스로 사랑에 빠졌다고 확신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이성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그냥 사랑이라는 아름답고 고상한 개념의 가치와 선의 범주에 넣고, 자신은 가치 있는 사랑을 하고 있으므로 다른 많은 것을 희생하거나 양보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사랑이란 먼 훗날 돌이켜보면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었는지, 아니면 그 당시의 상황에서 그냥 스쳐 지나가는 감정이었는지 구별된다. 너무 어려서 사랑이 무엇인지 잘 모르면서 그냥 사랑이라고 혼자 생각했던 단순한 감정일 수도 있다.
물론 어렸을 때 나름대로 느꼈던 순수한 감정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다. 인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초등학교 시절에 어린 학생이 이성의 선생님에 대한 동경심이 깊어져 때로는 상처를 받고 왜곡되는 사례도 있다. 그래서 10대의 사랑, 20대, 30대, 40대, 50대 이후의 사랑은 모두 다르다. 사랑에 대한 절대적 기준의 개념정의가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흔히 젊은 나이에 사랑에 쉽게 빠지면서 바람직하지 않은 사랑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갖지 못한다. 특히 결혼이 전제가 되면, 혼인의 당사자와 부모들의 입장은 전혀 다를 수 있다. 나이가 들고 세상 경험이 많은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녀들에 대해 모든 것을 경험한 현실적인 관점에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애정관을 가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아직 세상경험을 많이 하지 않은 상태이고, 특히 애정에 대한 실전적 경험을 제대로 가지고 있지 아니한 상태에서 나름대로 형성한 애정관은 비교적 순수하고, 가치지향적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아직 애정문제에 대해 그 복잡성과 가변성, 그리고 현실적응성이 부족할 때 나타날 위험성과 부작용을 깊이 있게 관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젊은 나이에 세상을 헤쳐 나갈 용기와 자신이 있다는 이유로 문제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고 나름대로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애정을 과감하게 실천해 나가려고 애쓴다.
이들에게 사랑이란 험한 세상에 서로가 다리가 되는 것이며,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현실적으로 넘기 어려운 성벽까지도 목숨을 걸고 넘으려는 마음가짐이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들의 애정실현을 위해 방해가 되는 모든 장애물을 극복하는 것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라고 확신한다. 이른바 확신범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극복할 수 없는 갈등이 형성되고, 때로 심각한 가족관계의 해체현상까지 초래될 위험이 있다. 결혼을 반대하면 가출해서 동거생활을 하면서 부모와 단절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다.
사랑의 구성요건은 대개의 경우, ① 육체적 조건으로서 남녀의 대등성, 상호 끌리는 외부적 매력의 포인트 존재, ② 정신적 작용으로서 상호 교감조건의 형성, 가치나 이념의 유사성, ③ 객관적 사회적 조건으로서 명예, 사회적 지위, 경제적 능력, 기타 가정환경 등을 내용으로 한다.
첫째, 육체적 조건은 매우 중요하다. 신체가 건강하고 잘난 외모를 갖추고 있는 사람은 이성에 대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잘난 남자와 잘난 여자가 연애를 잘하는 일단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동서고금에 있어서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외모를 잘 가꾸려고 애쓰고 있다. 특히 결혼을 앞둔 결혼적령기의 남녀들은 더욱 그렇다. 요새는 비싼 돈을 들여 성형수술을 받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둘째, 정신적 교감이다. 아무리 외모가 준수하다고 하더라도 서로의 대화와 행동을 통해 어긋난다고 판단되면 애정관계는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다. 질식상태가 된다.
수준이 맞지 않는 사람, 가치관이 전혀 다른 사람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그 자체로 고문이 된다. 이런 정신적 작용은 육체적 조건이나 외모를 극복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
셋째, 사회적 조건이다. 학력이나 경력, 집안환경, 경제적 능력 등 개인이 가지고 있는 총체적 환경조건을 말한다. 시간이 갈수록 물질만능사회가 되고 있어 이런 외적 조건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좋던 싫던 현실이다.
이와 같은 사랑의 요건들은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는 없다. 대개의 경우 이런 조건들을 모두 갖추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조건들이 많이 갖추어지면 질수록 그 사랑은 완전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조건들이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극복할 수 있는 것도 사랑이 가지는 특수성이다.
사랑은 그 누구도 쉽게 정의내릴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인간의 특수한 영역에서 보여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신처럼 완벽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동물처럼 단순하게 생존할 수만도 없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신의 정신적 사랑과 동물의 육체적 욕정 사이에서 정신과 육체의 동시결합, 양자의 균형적 교감을 필요로 하는 매우 어려운 고난도의 사랑이라는 특수한 형태의 실체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실체는 사람들의 눈에 뚜렷하게 보이는 것도 아니고, 손으로 구체적으로 만질 수도 없는 아주 이상한 형상이다. 그래서 수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이상야릇한 사랑이라는 존재 때문에 울고 웃고, 목숨을 걸기도 했지만, 여전히 불가사의한 미지의 영역에서 떠돌아 다니고 있는 것이 인간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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