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때문에 잃는 것 (2)

이런 망설임과 애매모호함 때문에 유부남의 애정표시는 우유부단하고 답답해 보일 수밖에 없다. 그가 쌓아놓은 탑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는 높은 곳에서 추락해야 한다. 그 추락의 상처는 높이에 비례하며 심한 충격을 준다.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자신에게는 로맨스일지라도 다른 사람의 사랑은 스캔들이 되는 현실에서 그는 자칫 무의 상태로 돌아갈 지도 모른다.

무에서 새로 시작하는 것까지는 괜찮다고 하더라고 몸과 마음에 먹칠을 하고 추악한 상태에서 다시 공중을 날아야 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까지 느껴질 수도 있다.

그는 밤을 새워 번민하게 된다. 새로운 사랑이 과연 얼마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기존의 결혼, 가족, 직장, 사회적 체면과 명예를 모두 능가할 정도의 진정한 가치를 찾을 수 있을까? 현재의 달콤함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만일 지금의 행복이 시간이 지나 깨진다면 자신은 처음과 끝의 모든 것을 잃고 마는 것이 아닐까? 여기에는 사람에 대한 근원적인 불신감과 세상일의 불확실성이 개입하여 더욱 혼돈스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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