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각자의 길을 간다 ➁
철수는 이 가방에 돈이 들어 있는 줄 알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났으나 그 가방에는 옷과 물통이 들어있었을 뿐 돈이 없었다. 피해자는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눈썹부위심부열상을 입었다. 철수는 강도상해죄로 구속되었다.
경찰서에 면회를 왔던 순자는 경찰관으로부터 철수가 유부남이고 아이까지 있다는 사실과 위와 같이 강도 범행을 해서 구속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사람을 잘못 본 죄는 이처럼 무섭다. 자신의 인생을 망쳐놓은 것이다.
철수의 말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가족들에 대한 사항도 모두 꾸며낸 것이었다. 순자와 결혼하기 위해 자신의 홀어머니라고 만나게 했던 여자도 일당을 주고 고용한 사람들이었다. 결혼과정에 들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급전을 1천만 원 빌렸고, 빛 독촉을 견디지 못해 서투른 강도 범행을 저지른 것이었다.
철수는 강도상해, 사기 등의 죄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무엇 때문에 철수는 그냥 조용히 결혼한 부인과 아이를 위해 살지 이처럼 커다란 일을 저질렀을까?
사람의 속은 알 수 없고 행동도 이해하기 어렵다. 순자를 만난 것이 악연이었다. 서로가 만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 만남이 잘못된 것이었다. 이 사건에서 철수와 순자, 그리고 병진의 길을 본다.
철수는 자신의 나쁜 길을 선택했다. 남에게 상상도 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히면서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고 살아갔다. 자신 때문에 한 순진한 여자의 인생이 망가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전해 개의치 않았다.
그 여자는 철수를 만나 행복감을 느끼고 행복해지려고 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고 한 평생을 살아가려고 마음먹은 여자였다. 그러나 처음부터 속이고 나중에 들통이 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행동했다. 위선과 거짓말, 위장과 과장은 철수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말과 행동의 전부였다.
순자는 어땠을까? 세상을 잘 모르고 모든 것을 믿고 맡겼다가 인생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되었다. 시간과 돈을 손해보고 결혼식까지 올리는 망신을 당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바보가 되었다.
병진은 무엇일까? 열심히 일을 하고 살다가 우연히 한 남자의 표적이 되어 얼굴에 상처를 입었다. 다행이 치명적인 상처는 아니었지만, 얼마나 심한 충격을 받았을까? 하마터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일이다. 벽돌로 얼굴을 맞으면 죽기도 한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길을 간다. 누가 통제를 하지 못한다. 다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의 수준에서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으려고 한다. 철수도 법정에서는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한다.
자신이 잘못 생각하고 범죄를 저질렀고 법을 위반했노라고 반성한 것처럼 변명한다. 급전을 빌렸는데 악덕 사채업자가 갚지 않으면 죽일 것처럼 괴롭혀서 하는 수 없이 강도짓을 했다고 변명한다.
그리고 강도피해자에게 가족들이 가서 돈도 주지 않고 사정을 해서 받아온 합의서를 법정에 제출한다. 판사로 하여금 전과가 없는 피고인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돌도 지나지 않은 어린 아이의 사진을 보고 불쌍하다고 생각하게끔 만든다.
세상을 살면서 주의해야 할 것이 바로 이런 점이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 자신의 입장만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남이야 죽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깊이 고통스러워하지도 않는다.
남에게 피해를 준 사실은 잊어버린다. 현재 자신이 받고 있는 고통만이 전 우주를 뒤덮고도 남을 정도의 고통이라고 그에 매달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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