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4)

최용해(85세, 가명) 사장은 ‘동백꽃 피는 마을’ 술집 단골 손님이 되었다. 일주일에 한번은 빼놓지 않고 다녔다. 재력도 있는 사람이라 술집에서는 대환영이었다. 매너도 좋은 편이었다. 술집에서 절대로 여자를 집적거리지 않았다.

가끔 젊은 여자 친구를 데리고 와서 비교적 조용히 놀다가 갔다. 그 술집에는 비교적 나이 먹은 남자 손님들이 많았다. 그래서 종업원들도 한 사람 빼고는 대부분 40대거나 50대였다.

박나미 사장(여, 58세, 가명)이 처음 술집을 오픈할 때만 해도 손님이 별로 많지 않았다. 술값이 비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지역에서 대규모 아파트건설붐이 불면서 돈이 돌기 시작하자, 술집에 손님이 부쩍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박나미 사장의 특유한 영업기술이 돋보였다. 박 사장은 처음 온 손님 중에 돈이 있어 보이면 만사 제쳐놓고 그 손님 접대에 최선을 다했다. 원래 박 사장은 직장생활을 하다가 나이 38에 어떤 건달을 만나서 동거생활을 했다.

그 건달은 운동을 했는데, 근육운동을 많이 해서 헬스클럽의 코치로 일하고 있었다. 박 사장 보다 나이도 8살이나 어렸는데, 워낙 몸매가 좋고, 얼굴도 잘 생겨서 헬스클럽에서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박 사장도 몸매를 가꾸기 위해 헬스클럽에 다니다가 그 코치를 알게 되었는데, 코치가 꼬시는 바람에 맥없이 넘어가버렸다. 처음에는 코치가 매너가 너무 좋고, 잠자리기술이 탁월해서 홀딱 빠졌다.

박 사장이 얻어가지고 있던 원룸에 옷 몇벌만 가지도 들어와 동거생활을 했다. 모든 생활비는 박 사장이 대고, 밥 해주고 빨래도 해주었다. 코치는 나이가 그래서 그랬는지, 매일 밤 잠자리를 했다. 나중에는 박 사장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했다.

박 사장이 아무리 열심히 응대를 해주려고 해도, 체력적으로 감당이 되지 않아, 일주일에 의무방어전으로 3회로 제한하자고 했다. 그랬더니 코치는 박 사장의 말에 따라 주 3회만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여자를 꼬셔서 나머지 4회는 밖에서 하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박 사장은 코치가 워낙 정력이 세서 그러니까 자신이 눈감아주고 양해를 해주면 그것도 괜찮은 것 아니냐고 이해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것은 큰 오산이었다. 코치는 박 사장이 잠자리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실력이 없다고 판단한 다음, 아예 밖에서 다른 여자와 그짓을 했지, 박 사장과는 완전히 섹스리스상태로 만들어버렸다. 결국 박 사장은 그 코치와 동거생활 8개월만에 결별했다.

그 후 박 사장은 나이가 많은 남자들과 의미 없는 연애를 몇 차례 하다가 40살부터 노래방 도우미생활을 시작했다. 그 무렵 비싼 돈을 들여 성형수술을 서울에 가서 받았다.

이 때문에 노래방에서 아주 인기가 좋았다. 하루에 몇 명의 손님을 받을 정도로 인기절정이었다. 노래방 손님들 중에는 박 사장만 찾는 단골손님으로 등록된 인원만 10명이 넘었다.

그 단골손님들은 사전에 노래방에 전화를 걸어서, 박 사장이 도우미로 일을 하는 날인지 확인하고, 박 사장이 가능하다면 그때서야 비로소 노래방으로 왔다. 새로 온 도우미가 아무리 나이 어리고 예쁘거나 노래를 잘한다고 해도 소용 없었다.

그런 사람들은 노래방에 와서도 박 사장이 다른 손님 방에 들어가 있으면, 그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혼자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혼자 트롯트 노래를 50곡쯤 부르고 있으면, 그때서야 비로서 박 사장이 술에 취해 기다리다 지친 단골손님 방으로 들어온다.

그래도 단골손님은 박 사장이 자신의 룸에 도우미로 들어온 것을 보고 감격해서 눈물을 흘린다. 지금까지 50곡이나 불러서 목이 다 쉬었지만, 새로 목청을 가다듬고, 박 사장이 평소 좋아하는 노래를 박 사장을 위해 열심히 부른다.

박 사장은 술에 취해 단골손님이 부르는 노래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그냥 혼자 술을 따라 마시면서 쇼파에 기대어 잠을 자고 있다. 박 사장이 술에 취해 골아떨어진 것으로 오해한 단골손님은 박 사장의 가슴을 만지거나, 치마 속으로 손도 넣어본다.

그러면 박 사장은 즉시 단골손님의 손을 잡고 난리를 친다. 그 이유는 그렇게 해야 남자들이 박 사장을 더욱 높이 평가하게 만들고, 주가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노래방이나 술집에서 여자는 절대로 남자에게 헤프게 보여서는 가치가 떨어진다는 역사적 사실을 어렸을 때부터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이 들어왔고, 실제 박 사장 스스로 그동안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대신 박 사장은 겉으로는 남자들에게 아주 엄격한 태도를 취하지만, 속으로는 남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일부러 얇은 옷을 입고, 가슴이 파진 상태로 두었다. 치마도 쉽게 손이 들어올 수 있게끔 특별주문했다. 색깔도 야한 핑크빛을 주로 선호했다. 비싼 향수를 뿌리고, 특히 머리형태에 신경을 써서 그 지역에서 최고 비싼 미용실을 단골로 정했다.

이렇게 갖은 고생을 해서 돈을 어느 정도 모은 박 사장은 자신이 자주 가던 술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 술집 사장은 젊은 남자로서 부모들이 술집을 차려주었다.

남자 사장은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을 해서 그 술집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는데, 아르바이트로 나온 23살 먹은 여자 아이를 강제로 성폭행했다. 40살 먹은 남자 사장은 어느 날 처음 나온 아르바이트 여자 아이에게 술집 영업이 끝난 다음 남아서 같이 맥주를 한잔 하자고 했다.

아르바이트 여자 아이는 괜찮은 술집에서 사장이 영업 끝나고 맥주 한잔 하고 들어가라고 하니까 거절하기도 그렇고 해서 둘이서 술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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