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Creek

봄날 숲 속을 걷는다.
한참 만에 두 갈래 길에서 망설인다.
지친 몸이 어느 곳으로 가야할 지 몰라서다.
누가 도움이 되는 말이라도 해줄까?
눈짓이라도 해줬으면 좋으련만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나는 선택한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감각적.
그러면서 중대한 운명의 변화를 맞는다.
한쪽 길은 아름다운 사슴이 평화롭게 냇가를 거닐고 있는 커피크릭(coffee creek)이다.
다른 한 쪽길은 늑대와 여우가 머리를 써서 게임을 하고 있는 위험한 계곡(dangerous valley)이다.
밝음과 평온이 있는 곳과 어두움과 긴장이 있는 곳이다.

우리는 선택하고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운명을 사랑하고 운명을 껴안는 숭고한 자세를 보이자.
어차피 두 길을 동시에 갈 수 없는 것이라면
어차피 두 사람을 동시에 사랑할 수 없는 일이라면
가시밭길을 걷고 어둠 속을 헤매더라도
때로 만나는 한 줄기 빛에서
작은 야생화를 보자
그 작은 풀에서
생명의 신비를 느끼자
그럼으로써 사랑하자

** coffee creek
2004년 8월 미국의 중부지방을 자동차로 여행하다가 우연히 들른 어느 작은 마을에서 가꾸어놓은 자연공원이다. 자연 그대로 풀이 자라고 작은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는데 새벽에 걷다가 작은 시냇물 위를 거닐고 있는 사슴을 만났다. 그 선한 눈빛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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