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정반합과정
사랑은 상대방의 가치를 인정하고, 인격을 존중하는 데서 출발한다. 초기에는 상대방의 모든 의견을 수용하게 된다. 아무런 거부반응이 없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그런 신뢰는 의혹으로 변질된다. 의혹에 가려 신뢰는 깨질 위험이 있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상대방을 존중함으로서 새로운 긍정을 수용하고, 시간이 가면서 다시 처음으로 회귀하여 얻은 또 다른 긍정을 얻는 데서 이루어진다.
롤랑 바르트는 사랑의 단상에서 이런 사랑의 긍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즉, 처음 단계에서의 즉각적인 긍정과, 두 번째 단계에서의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의 긍정을 말하고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의 긍정, 그후에 단순한 반복이 아닌 새로운 긍정, 이 두가지 긍정으로 인해 사랑은 원점을 중심으로 강화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랑에는 두 종류의 긍정이 있다. 우선 사랑하는 사람이 그 사람을 만났을 때 느끼는 즉각적인 긍정, 나는 모든 것에 대해 예라고 말한다.
그 뒤를 잇는 긴 터널, 나의 첫 번째 긍정은 의혹으로 찢겨지고, 사랑의 가치는 끊임없이 평가 절하될 위험에 처한다.
그것은 서글픈 열정의 순간이요, 원한과 봉헌이 대두되는 순간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제거하지 않고 극복할 수 있다. 처음에 긍정했던 것을 반복하지 않고 다시 긍정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번에 내가 긍정하는 것은 긍정 자체이지, 그 우발적인 요소들은 아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만남을 그 다름 속에서 긍정하고, 그것의 반복이 아닌 회귀를 원하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다.>
- 롤랑 바르트 지음, 사랑의 단상, 김희영 옮김, 46쪽에서 -
사랑은 언제나 정반합의 관계에서 반복된다. 동일화 - 원심력의 분리작용 - 구심력의 동일화, 이런 순환과정을 거쳐서 사랑은 단단해진다. 둘이 하나가 된다.
<이제는 우리 서로 해줄 것이 없는 걸까
우리 사랑은 왜 지쳐가고 있는지
긴 어둠 속에 우리가 함께 한 적이 언제지
입술은 마르고 가슴은 기쁨을 잃어가
찬바람이 귓가를 어루만져
외로움은 더해가고 젖어드네 꿈속에
우리가 함께 한 그 밤이 그리워지네>
- 이효리, 그네, 가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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