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6)
상대방이 과연 자신을 똑 같은 강도로 사랑하는가?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자신에게 던지는 이러한 질문은 결국 어리석음으로 끝난다. 상대방은 사랑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왜 자신이 사랑받지 못하는가를 집요하게 자문하면서도 동시에 사랑하는 이가 자기를 사랑하면서도 다만 말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는 믿음 속에 살아간다. 그러나 곧(혹은 동시에) “왜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나요?”란 질문은“왜 날 조금만 사랑하나요?”란 질문으로 바뀐다. 어떻게 당신은 날 조금만 사랑할 수 있나요?조금만 사랑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나는 지나침 또는 충분치 않은 것의 체제하에 살고 있기에 일치를 열망하며, 전부가 아닌 것은 내게 모두 인색해 보인다. 내가 찾는 것은 양적인 것이 더 이상 인지되지 않는, 그리하여 결산하는 것이 추방된 그런 장소를 차지하고자 함이다.>
-사랑의 단상, 롤랑 바르트 지음, 김희영 옮김, 268~269쪽에서-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8) (0) | 2021.04.16 |
---|---|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7) (0) | 2021.04.16 |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5) (0) | 2021.04.16 |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4) (0) | 2021.04.16 |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3) (0) | 2021.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