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힘든 여정 (1)

 

사랑을 찾아 나서는 여정에는 보이지 않는 위험이 많다. 그것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자신과 똑 같은 인격을 가지고 있는 존재,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가변적인 존재와 벌이는 게임이다.

 

사랑은 자칫 잘못하면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 또한 자신도 상처를 받을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사랑의 상처는 사랑의 이면이다. 사랑을 뒤집으면 상처가 된다.

 

사랑의 힘든 여정 (2)

 

상처 때문에 사랑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상처를 두려워서 처음부터 사랑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사랑에 의존하지 않고, 사랑과 비슷한 그 무엇을 얻으려는 노력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인간에게 사랑을 대체할 만한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다. 만일 있다면 그것은 사랑을 모방하는 감정일 뿐이다.

 

사랑의 힘든 여정 (3)

 

'사랑을 얻기 위해 한숨짓고, 얻은 다음에는 믿지 못해 조바심을 내고, 결국에는 그것을 잃어비릴까봐 스스로 피폐해지는 과민한 사랑. 어쩌면 그것은 나의 기질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의존적이고 어리석은 방식으로 타인에게 사랑을 구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결혼한 사람에게는 그런 사랑을 원하지 않을 자유가 없다. 나는 사랑의 소모를 두려워했다. 마치 광합성으로 스스로 제 먹이를 만드는 녹색 식물처럼, 햇빛을 받아들이고 물을 길어올려 자기 안에서 스스로 먹이를 만드는 사랑을 원했다.

 

내 몸속에서 혼자 사랑이라는 먹이를 만들고 그것을 먹으며 생존해가기를 말이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황량한 겨울 들판을 헤매며 타인을 찾아 울부짖고 싶지는 않았다.’(은희경 장편소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문학동네, 268쪽에서).

 

사랑의 힘든 여정 (4)

 

사랑이라는 존재 때문에 슬퍼하는 것은 어쩌면 처음부터 예견된 과정일 수 있다. 은희경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사랑은 참 묘하다. 처음에는 사랑을 얻기 위해 무한 노력을 하면서, 얻지 못할까 봐 조바심을 내고, 애걸복걸한다.

 

그리고 마침내 어렵게 얻은 사랑에 대해 혼자 불신, 의심의 강을 건넌다. 그건 사랑도 아니다. 상대방을 붙잡지 못해서 혼자 깊어만 가는 불신의 강물은 넘쳐서 끝내 바다 끝까지 간다. 결국 사랑의 상실로 끝나는 여정에는 늘 나그네와 같은 회한만 남는다.

 

'사랑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타는 사랑 (1)  (0) 2021.05.31
Gone with the Wind (1)  (0) 2021.05.26
way to hate (1)  (0) 2021.05.25
물망초 사랑 (1)  (0) 2021.05.24
정신적인 사랑의 가치 (1)  (0) 2021.05.2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