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서는 것이 사랑하는 것보다 쉬운 이유>
세상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길을 간다. 서로 다른 길을 걷는 모습도 다양하다. 이와 같은 인간의 개별성, 독자성, 고유성은 인간 내면의 본질에 속한다.
바로 이런 인간의 속성 때문에, 사람들은 혼자서는 완벽한 존재가 될 수 있지만, 두 사람이 함께 완전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두 사람이 하는 동업(同業)이다. 동업(run business together)이란, 사업이나 영업을 함께 하는 것을 말한다.
작은 규모의 치킨집을 두 사람이 동업으로 하면, 100% 깨진다. 장사가 잘 되어도 동업관계는 깨지고, 장사가 잘 안 되면 더욱 쉽게 깨진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두 사람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어렵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유지되는 것이 어렵고, 서로의 생각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사업에 대한 각자의 기여도가 똑 같을 수 없고, 각자 자신의 기여도를 과대평가하고, 상대의 기여도를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업의 출발 시점에서는 서로 형제처럼 생각하면서 네것 내것 없이 열심히 해서 재벌이 되자고 도원의 결의를 맺지만, 얼마 못 가서 서로 원수가 되어 형사고소를 하고, 민사소송을 시작한다. 그리고 두 번 다시는 동업을 하지 않겠다는 굳은 맹세를 한다.
사랑도 똑 같다. 사랑은 동업과 달리, 마음과 몸을 하나로 하는 정신적 육체적 공동체를 결성하여 기간을 무기한으로,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로 하는 특성이 있다.
결혼은 이러한 사랑을 법적으로 묶어두는 역할을 하는 전통적인 제도다. 동업과 달리 사랑이나 결혼에 있어서는 오직 한 사람하고만 관계를 가져야 하고, 동업을 해야 한다. 이것이 사랑의 독점성, 배타성, 유일성이다.
이러한 사랑의 속성은, 인간으로 하여금 일부일처제를 최고의 진리로 신봉하게 만들었고, 사랑을 관계가 아닌 소유로 규정하는 불합리를 가져왔다.
그래서 인류사회는 오랫동안 간통죄를 사형에서부터 징역형까지 형벌로 존치하고 있었고, 지금도 결혼한 사람이 다른 사랑을 하거나 기웃거리면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사랑은 단기소멸시효를 가지고 있다. 3년이면 사랑의 열정은 식고, 그 사랑은 <인간관계의 애정>, <정신적 유대관계>로 생산적인 전환을 하지 않으면 질식하고 만다.
3년의 <첫사랑> 내지 <달콤한 신혼>의 밀월기간이 끝나면, 사랑은 태생적인 모순을 드러내고, <불편한 인간관계>, <귀찮은 존재> <더불어 동행할 수 없는 훼방꾼>으로 비극적인 변모를 한다.
사랑은 미움으로 변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애당초 만나지 않았어야 할, 잘못된 인연으로 전락한다. 그래서 헤어지고 이혼하고,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
이것은 두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다. 어리석어서 그런 것도 아니다. 인간은 원래 혼자 살게 되어 있다. 그런데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사랑을 한다.
두 사람이 결합해서 정신적 유대관계를 맺음으로써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육체적 사랑을 통해 정욕을 해소하고, 더 나아가 믿을 수 있는 경제적 동업을 통해 잘 먹고 잘 살고, 자녀를 낳아 노후를 보장받으려 하고, 대외적으로 멋있고 능력 있는 배우자를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과시를 하려는 매우 인간적인 소망을 강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인간의 사랑에는 많은 단점과 제약 요소가 존재한다. 그래서 홀로 서는 것보다, 둘이 삼각발로 뛰는 것이 훨씬 어렵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인간의 본질과 사랑의 속성을 이해하면서 사랑해야 한다. 그래야 사랑에서 실패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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