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린 그 자리에 그가 들어온다.

내가 버린 이름과 길을 대신해서 그의 이름과 길이 자리를 잡는다.

 

서로가 겹쳐진 이름과 길은 둘이 하나가 되어 더욱 단단해진다.

그래서 사랑을 잃는 것은 자신의 이름과 길을 상실하는 것이다.

 

그 상실의 의미는 돌이킬 수 없는 '회복의 불가능'이다.

새로운 만남 때문에 모든 것을 던져버렸던 그 존재가

까마득한 옛날의 기억을 되살린다고 해서

다시 이름과 길을 찾아내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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