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어도>
함박눈이 떨어지고 있다
동백꽃잎처럼 바람에 흩날린다
그 속에서 방황은 또 시작된다
문득 그리움에 사로잡힌다
겨울 밤
얼마나 진한 외로움을 견뎌야 할까
파도처럼 밀려오는 고독은
나를 짓누르고 있다
네가 있어도 마찬가지다
네가 할 수 있는 건 없으니까
너 때문에 그리운 것도 아니니까
아프다고 낫는 건 아니다
낫는다고 아프지 않는 건 아니다
강물을 따라 걷는다
발걸음이 닿는 곳은 어디일까
그곳에는 무인도처럼 아무도 없다
오직 너의 그림자만 보인다
쌓인 눈에 사랑이 정지한다
눈을 따라 써보았던
사랑의 밀어들이 상실된다
너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너의 체온을 잊지 못한 채
불타는 모닥불에 사랑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