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강>
애증의 강을 건너고 있다
너는 심각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더 이상 사랑하지 말자고
그리고 침묵을 던졌다
사랑은 결코 표현되는 것이 아니다
표피적인 사랑, 말초의 감각만
외부로 증발된다
진한 사랑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다
사랑은 언제나 말이 없다
네가 사랑하지 않아도
사랑은 저 혼자 깊어간다
우리가 오랫동안 공유했던
사랑의 밀어들이
빙하의 계절에
눈 산에 뿌려졌다
우리는 알지 못한다
네가 버린 사랑이 다시
소생해서 우리를 위로할 것인지
겨울 바람을 따라 왔다가
구름처럼 흩어진
사랑의 연정의 불꽃을 소유할 것인지
아무 것도 모른 채
천치 같은 무표정으로
꺼져가는 사랑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