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랑에 관한 글을 쓰고 있는가?
돌이켜 보면 나는 꽤 삭막한 사람이었다. 그냥 공부만 하고, 일만 하면서 살았다. 어렸을 때는 형편이 어려워서 연애를 할 여유도 없었다.
그러다가 군에서 장교로 근무하고, 검사가 되었다. 그러다가 38세의 나이에 지방에 가서 혼자 근무를 하게 되었다. 객지에서 혼자 생활을 하니 우선 무척 외로웠다. 퇴근하고 지청장 관사에 들어가도 아무도 없으니 들어가는 것도 싫고 마지 못해 들어가는 입장이었다.
사람들과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늘 되풀이되는 생활에서 많은 권태를 느끼게 되었다. 사람이 기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 가볍게 식사를 하고 일찍 들어가는 날이 많아졌다.
TV 보는 것도 재미 없고, 그렇다고 책을 읽는 것도 재미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겨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시를 쓰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니까 처음 쓸 때부터 어떤 대상이 있어 쓴 것은 아니다. 그리고 시를 쓰다보니 자연히 사랑에 관한 시를 쓰게 되었는데, 그것은 매우 추상적이고, 내가 소설에서 읽은 것,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 등의 소재에서 시로 표현된 것뿐이다.
그러다 보니 사랑에 관한 시는 매우 유치하게 느껴졌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더욱 그랬다.
그리고 사랑 이야기는 내가 법률가로 생활하다 보니 많은 애정 관련 사건을 다루기도 하고,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어 쓰게 된 것이다.
내가 들은 이야기는 사랑 때문에 행복한 케이스보다 처음에는 행복했지만 나중에는 사랑 때문에 불행해진, 깨어진 사랑 이야기가 더 많았다.
그래서 사랑 때문에 불행해진 이야기를 많이 다루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사랑의 본질이 무엇이고, 왜 사랑 때문에 고통을 받는가, 그에 대한 예방책과 해결방안은 없는지 연구하게 되었다.
일부 사람들은 오해를 한다. 나이 든 변호사가 왜 유치하게 맨날 사랑 타령이냐고? 또 시를 써도 늘 사랑이니 이별이니 하는 식으로 쓰느냐고? 아니면 내가 평생 사랑이나 하고 돌아다니는 사람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이제는 몸으로 사랑을 할 나이도 지났다. 그렇다고 정신으로 사랑하는 것도 피곤하다고 생각될 상황이다.
내가 쓰는 사랑 이야기는 사랑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쓰는 것이다. 아니면 우리의 자녀들이 읽고 약간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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