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무한궤도 (2)>
욕망이란 무엇인가?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향락과 물질적 만족에 비중을 두고 살아간다. 하루 하루 말초적인 자극을 통해 쾌감을 얻고,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물질을 얻으려는 욕심을 부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 욕망이 어느 정도 채워지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부류의 욕망은 결코 채워지지 않는 속성이 있다. 향락을 추구하는 욕망은 어느 정도의 향락을 느끼면 그 순간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에 의해 더욱 권태로와진다. 더 강한 자극을 원하며 더 깊이 빠지려고 한다. 물질을 획득하려는 욕망은 더 심한 편이다.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가져도 그 욕심은 채워지지 않는다.
자가용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대에는 걸어다니는 데 익숙했다. 그러다가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도 편리함을 느꼈다. 그러다가 택시도 타고, 리무진버스도 나오고 KTX 도 나왔다. 그런데 처음 자가용으로 시작한 PONY만 해도 내 차라는 생각에 아주 귀하게 여겨졌고 좋았다. 그러나 점차 SONATA에서 더 나은 차로 바꾸면서 이제는 포니를 타면 별로 만족을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그게 물질이 주는 효용의 한계다.
욕망은 이처럼 삶의 원동력이라는 긍정정인 측면과 자칫 향락적이고 물질적으로 치우치면 인간을 황폐하게 만들고 타락시킨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래서 욕망을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꼭 필요한 욕망 때문에 영혼이 파괴될 위험성이 있다.
영혼을 깨끗하게 보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욕망을 진실한 사랑과 인간성을 실현하려는 노력으로 무장시켜야 한다. 그것은 욕망에서 영혼으로, 악에서 선으로, 지상에서 천상으로 옮겨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 (Tennessee Williams, 1911~1983)가 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는 1947년에 출판되었다. 이 작품으로 윌리엄스는 퓰리처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사라져가는 미국 남부의 문화적 전통을 고수함으로써 고립되고, 욕정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타락하는 여주인공 불랑쉬를 그리고 있다. 몰락한 남부 귀족 출신의 블랑쉬는 자신의 몸을 막 굴림으로써 군인들에게 공중변소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고, 17살짜리 남학생을 사랑하다 학교에서 쫓겨난 과거가 있다.
블랑쉬는 겉으로 우아한 척하고 심한 결벽증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결혼과 이혼을 겪고 집안이 몰락하면서 영혼이 황폐화된 것이다. 결국 블랑쉬는 정신병에 걸려 의사에게 끌려가지만 그러면서도 환상을 버리지 못한다.
오늘도 우리는 욕망이라는 허상에 이끌려 방황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보아야 한다. 아무리 달려도 더 이상 나아가지 않는 욕망의 무한궤도에 갇혀 폐쇄적인 인간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빨간 사과에만 집중함으로써 달의 은은한 빛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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