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역학자는 남자가 여자를 말썽 없이 떼어버리는 비법을 알려주다
경목월은 이런 역학자의 모든 말을 무조건 믿었다. 그래서 역학자가 몇 년동안 열심히 쓰던 <개수달토>를 어느 날 갑자기 <게슈탈트>라는 이상한 발음을 하기 시작하자, 역학자에게는 감히 무서워서, 그 권위에 눌려서 충격적인 변화에 대해 질문을 하지는 못하고, 다만, 토끼 사회에서 무슨 혁명이 일어나서 교미의 형태가 유럽식 유행을 따라 크게 달라졌는가 하고 생각했다.
경목월은 만일 그 역학자가 ‘이 사람은 사장님과 맞지 않으니 절대로 쓰지 마세요. 잘못 쓰면 큰일 납니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경 사장은 그 말을 듣고 아무리 하바드대학교를 나오고 집안이 금수저고, 주변에 빽이 넘쳐나는 인재라고 하더라도 절대로 채용하지 않았다.
그런 취업희망자는 면접 보는 사무실에 경목월과 같이 공존하는 사실만으로 곧 자신이나 회사에 불행한 일이 닥칠까봐 노심초사했다. 그래서 역학자가 ‘정말 재수 없는 친구’라고 유권해석을 내리면 직원을 시켜 그 면접본 취업준비생은 곧 바로 돌아가도록 하고, 택시비를 특별히 주었다. 액땜을 하는 셈쳤다.
역학자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장관이나 국회의원 청탁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만일 거절할 수 없는 장관이나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이 아주 강력하게 채용을 부탁해오면, 특별한 사유를 들어 거절했다.
흥신소를 통해서 그 직원 후보의 뒷조사를 해서, 과거의 전력과 비행을 낱낱이 밝혔다. 그렇게 되면 직원으로 써달라고 부탁했던 장관이나 국회의원이 기겁을 하고 나가자빠졌다. 경 사장은 그 장관이나 국회의원에게 이런 말까지 덧붙였다.
“만일 이런 사람을 무리하게 쓰면, 나중에 이런 사람은 배신해서 우리 회사뿐 아니라, 자신을 취직시켜준 의원님까지 물고들어갑니다. 그러면 의원님께서는 좋은 일 하시고, 요새 가끔 TV에 나오는 국회의원처럼 자녀들 부정청탁해서 좋은 직장에 취직시켰다가 재판까지 받게 됩니다. 큰일 납니다.”
그러면 경 사장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다가 말도 되지 않는 사유로 취업이 거절된 국회의원도 경 사장의 탁월한 회사경영능력과 사람을 분별하는 능력,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이해하고 더욱 경 사장을 믿게 되었다.
경 사장이 이처럼 사람을 뽑을 때 신경을 쓰고 역학자의 조언에 크게 의지하게 된 것은 사회생활 초기에 함부로 사람을 믿었다가 실패하고 손해를 본 경험이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큰 공사를 맡아서 하청을 주려고 하는 하청회사 사장의 관상이 너무 좋지 않다고 해서 역학자가 극구 반대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이 너무 크고 아까워서 하청을 주었다가 나중에 큰 손해를 보았을 뿐 아니라 리베이트 문제로 그 하청업자가 물고들어가는 바람에 검찰조사까지 받고 하마터면 징역까지 갈 뻔했다.
그 다음부터는 어떤 경우에도 역학가의 말은 곧 진리이고 이정표였다. 그래서 기왕에 결혼한 부인이야 어쩔 수 없었지만, 새로 만나 몸을 섞는 여자의 경우에는 반드시 역학자의 심사가 가장 중요한 선발요건이었다.
경 사장은 신인 여성을 발굴한 경우에는 최우선적으로 그 역학자에게 같이 가서 두 사람의 사주팔자와 관상, 체상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두 사람의 개별적인 운세, 인생 전체의 개괄적 운명, 속궁합, 겉궁합 등을 정밀하게 분석받았다.
역학자는 두 사람 앞에서는 나쁜 이야기는 하지 않고 나중에 경 사장만 따로 만나서 솔직한 감정의견을 제시해주었다. 만일 경 사장이 그 여자를 너무 마음에 들어하고 좋아하고 있어, 선뜻 역학자의 부정적인 의견에 승복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역학자는 친절하게도 컴퓨터로 상세하게 두 사람이 계속 만나서는 안 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아주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써서 보내주었다.
그렇게 되면 경 사장은 아무리 상대 여자가 마음에 들고, 그 여자를 계속 만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프고 처절한 고통이 따르더라도 눈물을 흘리면서 역학자의 최종 판결에 따라 그 여자를 멀리했다.
상대 여자가 아무런 이유 없이 더 이상 경 사장이 만나주지 않는데 대해 크게 반발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경우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역학자는 또 이런 아이디어를 내주었다. 여자에게 이렇게 말하라고 시켰다.
“이번에 종합검진을 받았더니 전립선암 말기래요. 여자와 성관계를 하면 6개월 안에 사망한대요. 여자를 만나면 그것이 하고 싶어 견딜 수 없고, 그걸 하게 되면 전립선암 때문에 죽게 생겼으니 이해해줘요.” 그리고 며칠 후에 여자에게 경사장의 성기에서 피가 뿜어나오는 사진을 증거로 보여주면 만사가 오케이라고 비법을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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