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려운 일


                                                           가을사랑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무엇일까? 돈 버는 일이다. 자기 손으로 돈을 버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그래서 쉽게 말한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공부하기 싫으면 빵집이나 해라’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듣는다. 공부는 하기 싫고, 정말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빵집을 하면 쉽고 편안하게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막상 빵집을 해보라.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루도 빠질 수 없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새로운 빵을 굽든지 납품을 받든지 고객들을 위해 준비를 해놓아야 한다. 직원을 한명 고용하지만 주인 입장에서 잠시도 자리를 비우기 곤란하다. 손님들은 보통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빵맛이 좋은지 나쁜지, 새로 구운 빵인지, 아니면 구운 지 오래 된 것인지, 그리고 조금만 영업이 잘 되면 곧 바로 가까운 장소에 경쟁업체가 들어선다.


그 빵집은 뒤늦게 출발했다는 콤플렉스 때문인지 밤낮 없이 열심히 영업을 한다. 손님들에 대한 서비스도 훨씬 좋다. 돈은 조금 벌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몸과 마음이 완전히 지쳐버린다. 그렇다고 스스로 제빵기술까지 배워 모든 일을 할 수도 없다. 종업원에 의존해야 하는 일이 쉬운 것이 아니다. 결론은 빵집을 하는 일이 공부 보다는 백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30년을 한결같이 한 직장에서 충성을 다 바치고 퇴직한 철수 씨(가명, 56세)는 퇴직금으로 3억원을 받았다. 평생 마지막으로 큰 돈을 받은 것이었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많은 유혹의 손길이 뻗쳤다. 그중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식당이었다.


부인과 상의 끝에 설렁탕집을 하기로 했다. 장소가 가장 커다란 문제였다. 장사가 될 만하면 권리금이 엄청났다. 권리금이 적은 곳에서는 장사가 될 것 같지 않았다. 보증금 2억원에 월세 100만짜리 점포를 얻었다. 권리금을 5천만원이나 주었다. 권리금은 그냥 들어가는 돈이고 나중에 돌려받지도 못한다.

철수 씨는 부인과 함께 정말 열심히 장사를 했다. 밤낮 없이 매달렸다. 하루 종일 설렁탕 끓이는 냄새를 맡다보니 나중에는 토하기까지 했다. 장사를 처음 하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손님들의 까다로운 식성과 성격을 맞추어야 하고 직원들 관리도 어려웠고 재료구입비도 만만치 않았다.


2년을 고생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는데 건물 주인이 임대차계약기간이 끝났다고 연장을 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대항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나갈 수도 없었다.


권리금 5천만원도 날라가고 그동안 투자했던 시간과 노력이 너무 아까웠다. 당장 수입이 없어지는 상황이 되었다. 요새 건물명도소송 때문에 법원에 다니면서 철수 씨는 도대체 세상 살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 알 수가 없었다.


봉급 생활을 하다가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실패를 한다. 사업의 생리를 모르고 탁상공론식으로 쉽게 생각하고 사업을 했다가 그대로 망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성공해서 돈을 버는 것을 추상적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성공한 사람들보다는 실패해서 망하고 병을 얻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 더 많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업이든 장사든 결코 쉽게 생각하지 말라. 철저하게 확인하고 따지고 시작하라. 그래야 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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