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범의 법망 피히기(3)


                                                                   가을사랑



넷째, 치밀한 증거자료의 수집과 제출을 한다. 사기를 당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상대방을 믿고 거래를 했기 때문에 거래사실에 대한 아무런 증거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 사기범은 처음부터 사기를 칠 의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전에 많은 자료를 만들어 놓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사과정에서 증거자료에 있어 사기범이 훨씬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피해자는 말로만 거래를 했고, 사기범은 나름대로 빠져나갈 자료를 만들어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동업관계에서 그렇다. 믿고 돈만 투자해 놓고 구경하고 있었던 투자자는 아무런 자료가 없는데, 남의 돈을 가져다가 사업을 직접 경영했던 동업자인 사기범은 모든 자료를 완벽하게 갖추어 놓고 있는 것이다.


대개 사기범들은 몹시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남의 돈을 빼앗아 먹기 위해서는 정말 열심히 연구를 하고 노력을 한다. 물론 머리를 나쁜 곳에 쓰고, 나쁜 쪽으로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들은 남을 속이기 위해 열심히 자료도 만들고, 상대방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하라고 할 때 이것을 이용해서 아주 열심히 자료등을 챙겨 놓는다.


그래서 사기사건에서 고소인은 고소장 이외에 별다른 증거자료가 없는데 피고소인은 수많은 증거자료를 제출한다. 그것도 변호사가 증거자료를 하나씩 분석해서 무엇을 입증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증거설명서까지 첨부하여 제출하고 있다. 그리고 고소인은 이러한 증거자료나 변론요지서를 볼 권한도 없다. 수사과정이 매우 불리한 게임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의 파워게임이다. 사기범은 사기를 친 돈을 가지고 있다. 사기를 쳐서 회사를 빼앗아 조직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이건 주식이건 재산을 가지고 있다. 대개의 경우는 다른 사람 명의로 돌려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돈을 가지고 있다. 돈은 곧 권력과 연결된다.


사기친 돈으로 교제를 하여 공무원도 가깝게 지내고 변호사도 선임한다. 그런데 피해자는 사기를 당해 망한 사람이다. 회사도 날리고 돈도 없다. 망한 사람 주변에는 가깝게 지내던 사람들조차 다 떠나 버리고 도와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사기로 피해를 당해 망한 상태에서 직접 고소장을 작성하고 있다. 법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인터넷에서 고소장 양식을 다운받아 가지고 겨우 고소장을 작성한다. 그리고 제출한다. 어디에 제출해야 하는지 조차도 잘 모르고 있다.


법원에 내야 하는지, 검찰청에 내는 것이 좋은지, 경찰서에 내야 하는지도 잘 모르면서 고소장을 낸다. 고소장을 내고 기다리면 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선시대에 억울한 사람이 신문고를 두드리면 모든 것을 관가에서 알아서 해주는 것으로 소박하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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