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신탁과 부당이득 (1)
가을사랑
*** 대법원 2008.11.27. 선고 2008다62687 판결
1. 부동산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사람이 매수대금을 자신이 부담하면서 다른 사람의 명의로 매각허가결정을 받기로 그 다른 사람과 약정함에 따라 매각허가가 이루어진 경우, 그 경매절차에서 매수인의 지위에 서게 되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그 명의인이므로, 경매 목적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수대금을 실질적으로 부담한 사람이 누구인가와 상관없이 그 명의인이 취득한다. 이 경우 매수대금을 부담한 사람과 이름을 빌려 준 사람 사이에는 명의신탁관계가 성립한다.
2.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 전에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부동산에 관한 소유명의를 취득한 경우 위 법률의 시행 후 같은 법 제11조 소정의 유예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는 명의신탁자는 언제라도 명의신탁 약정을 해지하고 당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었던 것인데
실명화 등의 조치 없이 위 유예기간이 경과함으로써 같은 법 제12조 제1항, 제4조에 의해 명의신탁 약정은 무효로 되는 한편, 명의수탁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어 결국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 자체를 부당이득하게 되고,
같은 법 제3조 및 제4조가 명의신탁자에게 소유권이 귀속되는 것을 막는 취지의 규정은 아니므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자신이 취득한 당해 부동산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03조[명의신탁], 민사집행법 제135조 / [2]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조, 제11조, 제12조, 민법 제741조, 제747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다664 판결/ [2] 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다21123 판결,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다17284 판결
1. 명의신탁 여부에 대한 판단
부동산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사람이 매수대금을 자신이 부담하면서 다른 사람의 명의로 매각허가결정을 받기로 그 다른 사람과 약정함에 따라 매각허가가 이루어진 경우 그 경매절차에서 매수인의 지위에 서게 되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그 명의인이므로 경매 목적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수대금을 실질적으로 부담한 사람이 누구인가와 상관없이 그 명의인이 취득한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 매수대금을 부담한 사람과 이름을 빌려 준 사람 사이에는 명의신탁관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다664 판결 참조).
피고가 원고 및 소외 1과 함께 각 3,000만 원씩 합계 9,000만 원을 소외 2에게 대여하면서 그에 대한 담보로서 소외 2의 소유이던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근저당권자를 피고와 소외 1의 2인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 받은 사실,
소외 2가 위 채무이행을 지체함에 따라 개시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임의경매절차에서 피고가 1993. 6. 7. 매각허가결정을 받고 매각대금 4,275만 원을 납부한 사실,
피고는 위 매각허가결정에 앞서 1993. 5. 23. 원고에게 원심 판시 ‘대물변제약정서’를 작성하여 준 뒤, 1996. 1. 4. 위 매각허가결정을 원인으로 하는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에 즈음하여 다시 원고에게 판시 ‘이행각서’를 작성하여 준 사실,
원고는 위 매각대금 및 취득세의 각 1/2과 1997년, 1998년분 종합토지세를 부담하였고 이 사건 토지의 등기권리증도 소지하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그 판시 기재와 같은 여러 사정을 들어, 위 1993. 5. 23.자 약정을 이 사건 토지 중 1/2 지분에 관한 원고와 피고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으로 해석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다.
2. 부당이득 반환의 대상에 대한 판단
원심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이 1995. 7. 1. 시행되어 위 명의신탁 약정이 무효로 됨으로써 피고가 이 사건 토지 중 위 1/2 지분을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하였으니 부당이득으로서 그 반환을 구한다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제1선택적 청구)에 대해, 명의수탁자인 피고는 위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하여 위 부동산지분을 부당이득한 것이 아니라 원고로부터 제공받은 매각대금만을 부당이득하였을 뿐이라는 이유로 이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부동산에 관한 소유명의를 취득한 경우 부동산실명법의 시행 후 같은 법 제11조 소정의 유예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는 명의신탁자는 언제라도 명의신탁 약정을 해지하고 당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었던 것인데 실명화 등의 조치 없이 위 유예기간이 경과함으로써 같은 법 제12조 제1항, 제4조에 의해 명의신탁 약정은 무효로 되는 한편,
명의수탁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어 결국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 자체를 부당이득하게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같은 법 제3조 및 제4조가 명의신탁자에게 소유권이 귀속되는 것을 막는 취지의 규정은 아니므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자신이 취득한 당해 부동산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다21123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와의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경매절차에서 1993. 6. 7. 피고 단독 명의로 매각허가결정을 받고 그 무렵 매각대금을 모두 납입하였다면(1993. 7. 21.자로 배당표가 작성된 점을 볼 때 위 대금 납부는 그 이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로써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 이미 전 소유자로부터 명의수탁자인 피고 앞으로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이 이전되었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도 명의신탁자인 원고는 부동산실명법의 시행 후 그 제11조에서 정한 유예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는 언제라도 위 명의신탁 약정을 해지하고 위 1/2 지분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었던 것인데 위 유예기간의 경과로 명의신탁 약정은 무효로 되고 명의수탁자인 피고가 위 토지 지분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 것이니, 결국 위 법리에 의하여 피고는 위 부동산지분 자체를 부당이득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위 부당이득 반환의 대상에 대해 잘못 판단한 나머지 위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 것에는 위 부동산실명법의 관련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논지는 이유 있다(대법원 2008.11.27. 선고 2008다6268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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