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기의 구조

 

가을사랑

 

“영희 엄마 계 안들겠어요? 아주 믿을만한 사람들끼리 하는 건데 한 구좌 들어요. 요새 은행에 돈을 넣어야 이자가 거의 없잖아요.” 철수 엄마는 돈도 많아 보였고 수완도 있어 보였다. 그냥 믿을 수밖에 없었다. 영희 엄마는 철수 엄마의 권유에 따라 30번계에 들었다. 나중에 타면 보다 이익이 될 것 같아 25번에 타기로 했다. 아무 것도 확인하지 않고 그냥 가입했다.

 

매달 200만원씩 부었다. 누가 계원인지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막상 타려고 하니 계가 깨졌다는 것이었다. 계원들이 계돈을 타먹고 계돈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무슨 날벼락인가? 계주에게 물으니 아무런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계사기는 주로 계주가 문제가 된다. 계주가 계원들의 인적 사항도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계원들로부터 곗돈을 받은 다음 계원들에게 태워주지 않고 자신이 임의로 써버리는 경우다. 계원들이 계금을 타먹고 나머지 곗돈을 붓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계의 대표적인 유형으로서 번호계와 낙찰계가 있다. 번호계는 계원 상호간의 금융저축을 목적으로 하는 하나의 조합계약이다. 그 재산은 계원들간의 합유이며 파계시에는 해산과 청산절차를 거쳐야 한다.

 

청산절차는 아직 수령하지 않은 계원의 부금 갹출을 중지하고 수령한 계원으로부터 갹출한 부금을 아직 수령하지 않은 계원들에게 분배하는 방식에 의한다.

 

번호계에서의 계주는 조합의 임원으로서 업무집행자로 보기 때문에 계주의업무는 계금을 징수하고 계원에게 계금을 교부한다. 만약 계주가 계금을 징수만 할 뿐 교부를 하지 않아 파계된 경우에는 횡령죄나 배임죄를 구성하게 된다.

 

낙찰계의 경우는 계주가 계원을 모집하여 계를 구성하고 제1회 곗날에는 계주를 제외한 나머지 계원이 계금을 불입하여 합계를 계주에게 급부하여 준다. 2회째부터는 1회 불입된 합계금의 한도내에서 최저금액을 써넣은 계원에게 낙찰된다.

 

낙찰받은 계원은 그 곗날에 계불입금을 내지 않으나 그 다음 회부터는 계가 끝날 때까지 일정액을 불입하여야 된다. 미낙찰계원은 낙찰금에서 기낙찰계원들의 계불입금을 공제한 나머지를 균분하여 불입하는 등의 형태를 말한다.

 

낙찰계는 조합이 아니라, 계주가 자기의 개인사업으로 계를 조직운영하는 것으로 본다. 낙찰계는 계원 상호간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다. 계원들이 곗날에 모이기는 하나 전원이 다 모이는 것도 아니어서 서로들 얼마에 낙찰되는가와 계불입금의 액수에만 관심이 있을 뿐 계조직에는 계주와 계원간에 계금을 주고 받는 관계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계급부금 및 계불입금 등의 재산관계는 오직 계주와 각 계원 사이에 개별적으로 존재한다. 계가 깨어졌을 때 계주는 다른 계원의 계금 납입 여부에 불구하고 법률상 당연히 낙찰금의 교부 또는 계금의 반환 등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낙찰계란 계주가 자기의 개인사업으로 계를 조직 운영하는 것이라 할 것이고, 계금 및 계불입금 등이 계산관계는 오직 계주와 각 계원 사이에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므로, 계가 깨어졌다고 그 계가 조합적 성격을 띠고 있음을 전제로 한 해산이나 청산의 문제는 생길 여지가 없다(대법원 1994. 10. 11. 선고 93다55456 판결).

 

낙찰계는 계주의 개인사업으로 운영되는 상호신용금고법 제2조 소정의 상호신용계에 유사한 무명계약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대법원 1993. 9. 10. 93다21705 판결).

 

계를 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계를 한다. 계란 매우 위험한 금융수단이다. 한 사람이라도 곗돈을 붓지 않으면 계가 깨지게 된다. 그러면 모든 문제를 계주가 책임지게 된다. 계주는 금융업의 주체로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한다. 곗돈을 탈 사람에게 이자를 물어주는 조건으로 자신이 곗돈을 가지고 다른데 굴린다. 그러다 펑크가 난다.

 

시장에서 여러 개의 계의 오야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모든 것을 주먹 구구식으로 한다. 그러다가 사고가 난다. 몇 개의 계를 동시에 운영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경기가 좋을 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불경기를 타게 되면 문제가 복잡해 진다.

 

계는 태워주어야 하고 계원들은 제대로 돈을 내지 않고 계주 입장에서는 신용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책임하에 모든 돈을 틀어막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펑크가 나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이런 계주의 역할을 인정해 주는 사람도 없다. 모두 계주를 들들 볶는다.

 

계주는 곗돈을 타는 사람들로부터 빌려서 이를 이용해서 곗돈을 불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곗돈을 대신 불입해 주고 책임을 진다. 그러다가 이 돈을 갚지 못하면 사기죄로 고소를 당한다. 아니면 배임죄로 고소를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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