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소나무숲>
남산 도서관입구에 도착했다. 비가 그치고 점차 개기 시작했다. 비가 온 뒤라 그런지 남산은 은은한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남산타워로 올라가는 길을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 오른쪽으로 올라갔다. 꾸준히 올라가는 길이라 약간 힘이 들었다.
햇볕이 나지 않고, 물기가 촉촉한 공기를 마시면서 산에 올라가니 너무 좋았다. 그 기분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말로 전달받을 수 없다. 공기는 춥지도 덥지도 않고 약간 선선한 게 딱 맞았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남산에 올라오는 것 같았다.
남산에는 소나무가 꽤 많다. 자세히 보면 소나무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곳도 있다. 길 옆에는 노란 개나리꽃들이 죽 이어져 있다. 비가 그친 후의 개나리색의 은은함은 너무 정겨웠다. 아주 드물게 철쭉도 보였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커다란 나무의 파란색의 새잎들은 나로 하여금 걸음을 멈추게 했다. 버드나무처럼 약간은 처지는 타입의 가지들인데 이름은 도통 알 수가 없는 나무다. 산수유도 몇 그루 보였다.
소나무 잎은 겨울 내내 푸르지만, 산뜻한 봄의 새잎과는 색깔이 달랐다. 땅에서 솟아나고 있는 파란 풀들의 생명을 보면서, 나는 아름다운 계절 4월을 맞아 너무 좋은 분위기의 남산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순환도로 중간에서 커피를 한잔 마셨다. 남산에서 마시는 커피는 분위기 있는 날씨에 너무 좋았다. 남산을 한바퀴 돌고 명동으로 갔다. 충무김밥을 먹고 작은 배낭을 하나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