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에서의 상념>
조용한 강변을 걸으며, 나는 아주 깊고 깊은 상념에 잠겼다. 달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가끔은 구름에 가려 잊혀지기도 했다. 달은 나를 따라 오기도 하고, 나에게서 멀리 떨어져 가기도 했다.
나는 달을 사랑하려고 했고, 달도 나를 사랑하려고 했다. 나는 달을 잊고 있기도 했고, 달도 나라는 존재를 잊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서로를 잇고 있는 사랑의 끈은 보이지 않았지만, 변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달이었고, 달은 나였다. 두 존재는 겹쳐 있었고, 떨어져 있었다. 강물은 조용히 달과 나를 비추고 있었다. 두 사람의 교감을 듣고 있었다. 그러면서 흐름을 멈추고 있었다. 라일락이 피는 4월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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