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친구에게 마음 약해지지 마라
변호사로서 법률상담을 해보면, 페북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고 속을 썩는 사람들이 있다. 오랫동안 페북 친구로 자주 소통하고, 자주 댓글을 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돈이 급하니 몇십만원을 빌려달라고 하면 고민하게 된다.
비록 페북상이지만 친구로서 매일 사진을 보고, 자주 댓글을 달고 친하게 지내다가 몇십만원을 빌려주면 며칠 있다가 곧 바로 주겠다고 하면, 마음이 약해진다.
혼자 고민하게 된다. 빌려주어야 할까? 냉정하게 끊어야 할까? 이때 어리석은 사람은 상대의 말을 무조건 믿고, 아무런 확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돈을 보낸다. 사기꾼은 그것도 다른 사람의 명의로 된 통장으로 받는다. 차명통장일 수도 있고, 대포통장일 수도 있다.
사기꾼은 그런 다음 또 다른 피해자에게 수작을 걸어 돈을 빌리고 사기친다. 사기꾼은 이런 사기행각을 몇 번 해보면 숙달된 조교처럼 아주 능수능란하게 사기를 친다. 사기왕(詐欺王)으로 등극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페북친구를 차단해버리면 연락할 방법이 없다. 휴대전화는 당연히 받지 않거나 대포폰일 가능성도 있다.
‘마음 약해서’ ‘냉정해지지 못해서’ ‘바보라서’ 금쪽 같은 돈 몇십만원을 아주 나쁜 사기꾼에게 보내주고, 속을 썩는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속상해한다.
꿈속에서도 사기꾼의 엉터리사진이 떠올라 약이 오르고 혈압이 오른다. 시장에 가서 반찬 살 때 천원 깍으려고 하다가 사기 당한 몇십만원 생각하면 맥이 빠진다.
남편에게 털어놓을 수도 없다. 남편은 추운 날씨에 밖에 나가 돈 벌려고 갖은 고생하는데, 부인이 따뜻한 방에서 무드 음악 틀어놓고 남자놈과 페이스북 친구나 하다가 몇 십만원을 사기 당했다고 하니까, 남편은 남녀관계로 의심부터 한다.
의처증이 심한 남편은 곧 바로 폭행으로 이어지거나 잠자리거부투쟁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생활비대폭인하방침을 정하기도 한다. 이걸 핑계로 대놓고 바람을 피우는 남편도 있다.
변호사를 선임하려고 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법무사를 시키거나 본인이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고소장을 작성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고소를 해봤자, 경찰에서 제대로 수사도 해주지 않는다. 너무 소액사건이고 민사문제에 해당한다고 경찰관은 그릇된 선입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피해자는 시간이 가면 다 포기하고 바보가 된다. 사람에 대한 믿음도 다 깨지고, 세상을 모두 불신하게 된다. 정치인도 나쁘고, 사업한다는 사람도 나쁘고, 세상 모든 남자는 도둑이라고 확신한다.
심지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하고, 매일 잠 못자고 속상해 하다가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홧김에 과식을 하거나 술을 마셔 체중이 100킬로그램이 넘는다.
모든 것은 어리석기 때문이다. 마음이 약했기 때문이다. 세상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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