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곳, 먼 곳>

 

가까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게 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자주 볼 수 있는 게 있다. 인생이란 자신이 만들어가는 작품이다. 혼자 길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가만히 있으면, 인생은 물 속에 잠기는 물체가 되고 만다.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발버둥쳐야 물 위로 떠오르게 되고, 밝은 세상이 보인다. 인생은 끝없는 고행이다. 외로운 바다의 항해다.

 

봄꽃이 한창이라는 말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마음 먹고 밖으로 나왔다. 차를 타고 서울대공원으로 갔다. 도착하니 11시 반이 되었다. 입장권을 사는 데도 줄이 길어 시간이 많이 걸렸다.

 

봄날 공원에 바람을 쐬러 온 사람들은 그래도 순수한 사람들이다. 세상 별 욕심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욕망에 가득찬 사람들은 오늘도 집에 틀어박혀 있거나, 골프라운딩을 하고 있거나, 호텔 커피숍에서 열심히 사람들과 무언가 상의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욕망이라는 괴물을 더욱 커다란 욕망으로 인도해 나아가 벗어나지 못하게 만든다. 욕망은 더 멀리 앞으로 나가서, 더 빨리 따라 오라고 손짓하게 된다.

 

그 손짓에 발걸음을 재촉하게 되면 결국 파멸이라는 심연의 못에 빠지게 된다. 헤어나지도 못하고, 그것이 세상의 전부인 것으로 믿고 살다가 허망함의 종착역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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