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사랑이다

 

꽃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서는 봄부터 소쩍새는 피를 토하도록 울어야 한다.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는 두 사람의 피와 눈물, 세월을 필요로 한다.

 

사랑의 탑을 쌓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사랑을 어루만져서 깨지지 않도록 정성을 들여 높은 탑을 세우는 것은 상상만 해도 힘이 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사랑은 오직 두 사람만의 의지와 노력으로 쌓아야 하는 것이니까 더욱 힘이 든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두 사람이, 그것도 오직 같은 두 사람만이 똑 같은 강도로 해야 사랑은 이루어진다.

 

하지만 사랑은 아프다. 언제나 내면에 아픔을 품고 있다. 그래야 사랑이다. 아프지 않고 쉽게 얻어지는 것은 진실한 사랑이 아니다. 단순한 유희에 불과하며 육체적 정신적 게임에 지나지 않는다.

 

사랑이 아픈 이유는 정말 자신에게 맞는 짝을 찾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고통스러울 정도로 애써서 찾고, 상대의 마음을 자신의 가슴속에 품기 위해서 잉태와 해산의 고통을 겪는 것이다.

 

 

그러나 그토록 애써 쌓은 탑이 무너지는 것은 그야말로 순식간이다. 와르르 하는 소리 한번으로 끝이 난다. 그것이 무너짐의 법칙이다. 모든 존재는 무너질 때 소리를 낸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다.

 

나라가 망하는 것도, 재벌기업이 부도나는 것도, 공직자가 뇌물로 끝장이 나는 것도 한 순간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몇십년 살던 부부도 도장 한번 찍으면 이혼이다. 남이 된다.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최영미, 선운사에서, 시의 일부 발췌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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