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잔에 떨어지는 사랑의 눈물

 

눈이 내리고 있다. 눈이 내려 거리를 하얗게 덮었다. 차들도 겨울을 의식하면서 속도를 줄이고 있다. 찻집에서 커피를 마신다. 커피는 진한 향을 전하면서, 우리와 함께 고독을 나누고 있다. 문득 진한 그리움이 커피 잔을 흔들며 울리고 있다. 눈물을 흘리면서 겨울이 걸어가는 길을 바라본다.

 

오랫동안 너는 내 안에 있었다. 그것은 진실이었다. 나를 깨우친 무서운 진실! 그 진실은 바로 네가 던져준 삶의 화두였다.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가? 그에 대한 아주 명료한 답이었다. ‘너라는 존재

 

하나의 존재는 다른 하나의 존재에 의해 존재한다. 홀로 있는 존재는 존재가 아니다. 존재로서의 의미를 상실한다. 그러므로 너는 나의 존재 이유이며, 나라는 존재 그 자체이기도 하다.

 

눈이 많이 쌓여 온통 흰색으로 천지가 뒤덮여 있다.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에 날리는 눈꽃이 떨어지면서 작은 미소를 짓는다. 4월의 목련처럼 강렬하게 나를 흔드는 눈송이들이 멀리 멀리 날아가고 있다. 그 뒤를 따라 내 마음도 날아간다. 그러다가 은은한 선율을 따라 한곳에 정착한다.

 

 

그곳에는 네가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 눈을 녹인 채 작은 둥지를 만들어놓았다. 두 마음이 둥지 안으로 들어가 별이 뜰 때까지 소나무를 바라본다. 솔향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감성적으로 예민해진 까닭일 것이다.

 

겨울새가 날갯짓을 한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시간, 새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울음소리를 낸다. 그 소리를 따라 우리는 눈 속으로 들어간다. 눈에 덮여 아무 것도 볼 수 없지만, 그곳에는 모든 비밀을 간직할 수 있는 커다란 동굴이 있다.

 

너를 만났던 그때부터시작된 비밀들... 비밀들이 뭉쳐 눈사람처럼 커진 상태로 말없이 앉아있다. 갑자기 몸에서 열이 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열로 인해 얼굴이 붉어지고, ‘너를 등에 업고작은 개천을 건넌다.

 

지금 이 시간, ‘아무 말도 하지 말자오직 서로를 바라보자. 그리고 서로를 느끼자. 눈이 내리고, 눈이 쌓이고... 우리 사랑도 눈처럼 소복이 쌓이고, 사랑의 비밀도 눈처럼 동굴 속에 쌓이는 밤이다. 겨울밤은 언제나 사랑 앞에서 사랑을 흔들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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