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없다는 것은>
떨어진 낙엽들이 비에 젖는다
물기에 젖은 카펫을 깔아놓은 듯
발소리마저 빨아들인다
대지 위를 구르는 고엽들은
처량한 모습으로
바람을 따라 다가온다
무엇 때문에 말이 없을까
긴 시간의 침묵이 두렵다
사랑은 고요를 견디지 못하고
말이 없는 공간에서
스스로를 포기하고 만다
사랑한다면
눈빛을 보아야 한다
선한 그 빛에서
사랑을 찾아야 한다
사랑한다면
말을 건네야 한다
진정 사랑한다면
수줍은 사랑을 언어로 색칠해야 한다
침묵 때문에
사랑의 색깔이 변하고
고요함의 무게 때문에
사랑은 슬픈 나목이 된다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인도의 꿈> (0) | 2020.08.18 |
---|---|
무인도 (0) | 2020.08.12 |
그리움은 강물을 따라 (0) | 2020.08.11 |
<사랑에는 마침표가 없다> (0) | 2020.08.11 |
<흐린 창가에서> (0) | 2020.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