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원점>

 

<진한 보라빛 위에 하얀 원이 떠오른다.

사랑이다.

사랑의 빛이다.

그 안으로 너와 네가 들어간다.

붉게 물들어 하나가 된다.>

 

1.

모든 사랑은 하나의 원점을 가진다.

그것은 변하지 않는 뜨거운 심장이다.

 

2.

순수한 사랑은 오직 하나다.

하나이기 때문에 순수성을 가진다.

남 몰래 흐르는 눈물도 바로 이런 사랑 때문이다.

 

3.

빗길을 걸었다.

너의 가슴이 빗방울처럼 튀어서 내게로 왔다.

 

4.

정 때문에 울었어.

이미 살속으로 파고 들어온 그 정 때문에 눈물이 났어.

비 때문에 울었던 건 아니야.

 

5.

어둠을 뚫고 뛰어간다.

너로부터 한 줄기 빛이 보인다.

빛과 그림자가 하나가 된다.

 

6.

너를 만나기 전까지 어둠에 쌓였다.

동굴 밖에서 한 줄기 빛이 나타났다.

그 뒤에 네가 있었다.

내 가슴은 붉게 타오르고,

너의 앞에서 무릅을 꿇었다.

 

7.

왜 이렇게 가슴이 시릴까?

네가 곁에 있는데,

내가 네 속에 들어가 있는데.

 

8.

가슴이 터질 것처럼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움 때문에 몸서리쳐질 때가 있다.

너의 그림자에 매달려 구름에 가린 달을 더듬고 있다.

 

9.

모든 걸 주고 싶었다.

내 모든 걸 바치고 싶었다.

그리고 무()가 되려고 했다.

 

10.

아무 생각 없이 너에게 다가갔다.

모든 걸 주려고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네가 받지 않았으니까.

네가 가슴을 열지 않았으니까,

남겨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사랑이 허공에서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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