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기타
날씨가 잔뜩 지푸린 오후
홀로 거리를 나선다
어느 낯선 광장에서
기타줄을 뜯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그림자를 향해
슬픈 가락을 흘려보낸다
가을 바람이 불면서
밟히는 낙엽소리도 함께 울려퍼진다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진다
음악은 멈출 수 없다
기타 소리에 취해
비를 맞는 수밖에
모두 떠난 빈터에는
어두움이 깔리고
비에 젖은 낡은 기타를 껴안고
술병을 응시한다
문득 허공에서
너의 시선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