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가 되면>

먼 여행을 한 나그네는 고향으로 돌아와 자리에 눕는다. 그가 지났던 풍경들이 눈앞에 어른거리면서, 그의 마음 속에는 아련한 추억이 자리잡고, 정신적으로 조금 성숙해진다.
집을 떠나 낯선 곳에서 보낸 시간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다. 집에서 보낸  시간과 낯선 곳에서 보낸 시간은 전혀 다르다. 익숙한 곳에서의 삶은 단순한 생활의 연장이다. 낯선 곳에서의 삶은 새로운 경험과 개척을 뜻한다. 그곳에서 찾는 삶의 경이로움은 우리에게 중요한 양식이 된다.
12시가 다 되어 택시를 타고, 구기동 북한산 입구로 향했다. 이제는 산행이 내게 좋은 취미생활이 되었다. 운동을 하기 위한 목적이 많이 있지만, 그러다보니 산에 가면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좋다. 집에 있으면 답답함을 느낄 정도다.
골프는 오랫동안 손을 놓아 이제는 거의 잊어버린 상태다. 골프장 분위기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의식적으로 거부하고 있었더니 이제는 그곳에 적응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때문에 주변에서도 나에게 골프를 하자는 권유도 거의 없어졌다. 골프란 항상 사전에 약속을 해야 하고, 일단 약속을 해놓으면 그것에 구속을 받는다.
몸이 피곤하던 콘디션이 좋지 않아도 꼭 나가야 한다. 심지어 날씨가 나빠 비가 와도 해야 한다. 하루 종일 골프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별로 운동도 되지 않으면서 기분이 개운치 않을 때가 있다. 물론 골프를 치면 재미도 있고, 사람들과 어울려 좋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그러나 골프장의 귀족적인 분위기와 세상을 좁은 우물안에 넣고 보게 되는 점이 나에게 별로 맞지 않아 나는 대신 산행이나 테니스, 배드민턴 등으로 취미생활을 전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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