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빌리는 사람!
옛날과 달리 돈거래가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가까운 사람에게서 돈을 빌리고 못갚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는 변호사로서 많은 사건을 취급하면서 이러한 사람들을 수없이 보았다.
그중에는 착한 사람도 많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하지만, 정말 인간적으로 미안해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조금이라도 갚으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처음부터 갚을 마음이 없이 일단 급하니까 돈을 꾸어서 쓰고 갚지 않는다. 갚을 돈이 생겨도 그 돈을 다른 데 쓰면서도 꾼 돈을 갚지 않는다.
돈을 꾼 사람은 자신 앞으로는 절대로 재산을 해놓지 않는다. 부인과 처남 앞으로 해놓거나 일반인이 찾을 수 없는 다른 법인 명의로 해놓는다.
다른 사람 가슴 아프게 해놓고, 그 돈으로 첩을 두거나 도박을 하거나 해외골프를 다닌다. 무모한 사업에 투자해서 본인 돈도 다 날리기도 한다.
꾸어준 사람은 그야말로 선량한 피해자다. 형사고소를 해도 사기꾼은 다 빠져나간다. 법은 사기죄에 있어서만큼 무력한 도구는 없다.
민사소송은 해봤자 채무자가 본인 명의로 재산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소송비용만 날라간다.
채권자는 사기 당한 고통을 평생 안고 간다. 물론 세월이 가면 잊혀진다. 적어도 10년은 지나야 한다. 가끔 아주 지혜롭고 결단력이 있는 해병대 출신 아저씨는 큰돈을 사기 당하고 한 달 있다가 깨끗이 잊기도 한다.
다만 속 상해서 빨리 잊으려고 소주를 안주 없이 곱빼기로 마시다가 간암으로 일찍 돌아가시기도 한다. 그래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 자신이 어리석어 사기꾼을 믿었고, 어차피 죽을 때 가지고 갈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가족들은 어리석은 아빠나 남편 때문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하고, 사회적으로 멸시 당하고 천대받는다. 겉으로는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라지만, 돈이 없으면 아무도 대우해주지 않는 게 자유민주주의사회다.
돈을 꾼 채무자는 일단 빌린 돈을 쓰고나면 이자 주기도 아깝고, 특히 원금을 갚을 때는 자신의 피 같은 생돈을 주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특히 채무자가 망한 상태라면 아직도 먹고 살 것이 남아있는 채권자가 거머리처럼 달라들어 빚을 갚으라고 하면 자기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채권자를 원수로 생각한다. 피도 눈물도 없는 수전노(守錢奴)로 생각한다.
이런 것을 보면 우리는 절대로 개인에게 돈을 빌려주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절대로 돈을 빌려주지 마라! 차라리 돈을 강에 버리는 것이 낫다. 아니면 돈을 불에 태워버리는 게 낫다.
* 나는 예전에 사기사건에 관해서 두 권의 책을 썼다. 물론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해 인세는 별로 받지 못했다. ① 사기공화국에서 살아 남기, ② 함부로 사랑하지 마라. 앞으로 쓴다면, <함부로 사람을 믿지 마라>라는 제목으로 쓰고 싶다. 다만, 현재 생활이 너무 바빠 언제 쓸 수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사기꾼들만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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