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파도를 썼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흰 눈 쌓인 풍경을 그린다
사랑이 너무 깊어
가슴 아픈 시간
당신의 이름을 부르다
지쳐 쓰러지는 이 밤
낯선 이별을 떠올리며
우리는 불안한 포옹을 한다
지금 이 시간
뜨겁고 진한 느낌을
살 속을 파고 들어오는
순수의 눈물을
저 달에 묶어
이 은행나무에 새기자
삶이 느낌이라며
그는 파도와 바람을 썼다
파도는 어디론가 밀려가고
바람은 어디론가 떠났다
가을이 깊어 가면
가슴을 붙잡고 싶다
파도를 가두는 방파제처럼
바람을 가르는 성벽처럼
우리 사랑을 가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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