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의 사랑

‘깨어나 보니 당신은 옆에 없네요(I wake to find that you're not there)’

꿈 속에서 분명 당신과 함께 있었는데, 당신은 내 곁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막상 눈을 떠 보니 당신은 없고 나 혼자서 침대에 있네요. 아름다운 사랑은 바로 그런 것이다. Elton John 이 부른,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에 나오는 가사다.

보름달이 산 위로 높이 솟아 올랐다. 정말 둥굴고 밝은 달이다. 그 달속에는 우리의 삶이 몸부림치고 있다.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곳에 초연하게 있는 달은 우리를 슬프게 만들고 있다. 온종일 품었던 슬픔이 모두 달 속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은 채 다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다시 아무도 없는 곳에서 꿈 속의 사랑을 찾아 구름을 본다. 구름은 달빛에 눈이 시려 자취를 감춰버렸다. 구름 없는 파란 하늘에서 달은 솔가지를 찾아 푸근하게 걸쳤다.

달은 소나무에 걸쳐 있고, 소나무는 달을 배경으로 삶의 의미를 쓰고 있다. 바람은 소나무를 떠나지 못하고, 사랑이 부질 없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런 하늘과 달, 바람과 소나무가 온통 가을을 수놓고 있다.

그렇게 사랑은 손에 잡을 수 없어도, 느낄 수 있는 거라고 믿는다. 비록 꿈속에서 짧은 시간 함께 했던 사랑이지만, 두고 두고 추억에 남는 아름다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신비 때문에 인생은 가치 있는 것이다.

Elton John의 노래 소리에 가을바람은 더욱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꿈속의 사랑이 멀리 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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