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진 운명 3-26
“알았어요. 내가 명훈이와 상의해서 알려줄게요.”
세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은영과 명자는 불편한 자리였지만, 워낙 고급스러운 호텔 일식당에서 최고급 사시미와 사케를 먹고 좋은 대접을 받아 기분은 좋았다.
“차 안가지고 왔지요? 내 차로 모시도록 할 게요. 나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 여기 좀 더 있다가 갈 게요.”
“아니예요. 저희들끼리 가겠습니다.”
“아니 타세요. 나는 어차피 여기 더 있어야 하니까. 우리 기사가 모셔다 드리도록 할 게요.”
곧 벤츠 차량이 왔고, 은영과 명자는 거의 강제로 떠밀리다시피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차는 출발했고, 명훈 엄마는 손을 흔들고 다시 호텔로 들어갔다. 술에 많이 취했는데, 누구를 또 만난다는 것인지 의아했다.
“어디로 모실까요?”
양복을 깔끔하게 입은 기사가 물었다.
“강남역으로 가주세요. 고맙습니다.”
기사는 친절하게 뒤를 돌아다보았다. 그런데 이것은 도대체 무슨 일인가? 명훈 엄마의 자가용을 운전하는 기사는 바로 그 남자였다. 친구 정자의 남자 친구! 은영을 강간했던 그 나쁜 X이었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얼굴을 보자 마자 은영은 대번 알아봤다. 그러나 기사는 은영을 알아보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은영은 가슴이 뛰었다. ‘이걸 어떻게 하지? 아냐 저 X이 나를 알아보면 낭패야. 모른 척 하자.’
은영은 명자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내 이름을 부르면 안 돼. 내가 아는 사람이야.”
강남역에서 내리면서도 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서둘러 내렸다. 기사와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애썼다. 은영은 커피를 마시면서도 명자에게 그 기사 이야기를 더 이상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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