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진 운명 3-28

“아니 이 미친 X 봤나? 너 유부녀를 강간하면 얼마나 징역을 살려고 그랬어? 너 몇 살이나 됐니? 이 아줌마는 40살이야. 이마에 피도 마르지 않은 새파란 X이 애가 둘이나 있는 엄마뻘 되는 아줌마를 강간하려고 했어. 너 같은 X는 콩밥을 많이 먹고 그 안에서 썩어서 죽어야 해. 자 빨리 경찰서로 가자. 내가 신고할 게.”

명훈은 그때서야 사태의 중대성, 심각성을 인식했다. 옷을 주워입고 물을 마셨다. 무릅을 꿇었다.

“아주머니, 잘못했어요. 죽을 죄를 졌어요. 하지만 안 했잖아요? 하려다가 못했어요. 들어가지도 않았어요. 용서해주세요.”

세 사람은 밖으로 나왔다. 여자 친구는 매우 노련했다. 어느 맥주집으로 데리고 가더니 백지를 얻어다가 사실확인서를 쓰도록 했다.

그리고 핸폰으로 대화를 녹음하기 시작했다. 마치 여자 변호사거나 경찰관 같았다. 최소한 법대를 졸업한 사람처럼 법을 많이 알고 있었고, 매우 논리적이었다.

“자 이렇게 써요. 내가 부르는 대로. 알았지? 이 강간범아!”
“예. 쓸게요. 근데 저는 강간범은 아니잖아요? 정말 하지 않았다니까요? 그냥 하려고 하다가 술에 취해 못한 거예요. 아줌마, 사실대로 말해주세요. 들어가지 않은 건 맞잖아요? 아줌마가 콘돔 끼고 하라고 해서 콘돔 찾다가 말은 거잖아요? 그게 어떻게 강간범이예요?”

그러자 여자 친구가 갑자기 명훈의 뺨을 후려쳤다. 그리고 일어나서 멱살을 잡고 파출소로 가자고 했다. 피해자인 여자는 옆에서 술만 마시고 있었다. 명훈을 노려보는 눈이 꼭 피를 찾는 이리나 늑대 같았다. 무서웠다. 사나운 독사눈이었다.

명훈은 지금까지 살면서 수많은 여자를 만나서 섹스도 하고 데이트도 하고, 술도 마셔봤지만 이렇게 무선우 눈빛을 쏘여본 적은 없었다.

대개 남자와 여자가 만났을 때 여자의 눈빛은 부드러웠다. 아무리 화가 나도 이렇게 살의(殺意)를 느끼지는 못했다. 몇 대 맞고 나서 파출소 가자는 말에 놀란 명훈은 그 여자가 하자는 대로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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