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피고인이 무죄를 받았다>

<억울한 피고인이 무죄를 받았다>

그러니까 작년 3월에 어떤 사람이 찾아왔다. 억울한 혐의를 받고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사정을 들어보니 정말 억울한 것 같았다. 그 사람은 일단 경찰에서 피의자신문조서를 받은 상태였다.

공범도 한 사람 있는데, 그 사람도 피의자신문조서가 작성된 상태였다. 상피의자는 혐의사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조서가 작성되었고, 서명날인을 했다는 것이다.

일단 형사사건을 변론하기로 하고 사건을 수임하였다. 그리고 자주 만나서 사건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변론서를 만들었다. 경찰에 제출하면서 재조사를 요청하였다. 그런데 경찰에서는 피의자에 대한 재조사를 제대로 해주지 않고, 계속해서 주변 조사만 한 다음,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나는 본격적으로 사건변론을 했다. 수많은 증거자료를 새로 만들어서 제출했다. 명의대여사건이었으므로 대여자와 명의를 빌린 사람은 필요적 공범관계에 있었다. 그래서 상피의자를 설득해서 같이 변호인으로 선임을 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에서는 사건을 송치받아 오랜 시간을 가지고 수사를 한 다음, 법원에 기소했다.

나는 주변에 있는 참고인들의 사실확인서를 만들었다. 공증을 해서 제출하고, 법원에서 몇 차례 공판기일이 있었다. 이 사건 때문에 피고인을 30번은 만났다. 그리고 재판을 하러 인천까지 여러 번 갔다.

나로서는 최선을 다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에 대해 내가 맡은 피고인 2명에 대해 모두 무죄판결이 선고되었다.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판결선고를 받고 나서 피고인은 울먹이며 나에게 승전고를 알려주었다. 피고인은 전문직종에 있는 전문자격증을 가지고 현재도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분이다.

검찰에서 또 항소를 할 것 같기는 하다. 억울한 혐의를 받고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를 받고, 법원에서 오랜 재판 끝에 무죄를 받은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

나도 검사생활을 16년간이나 했다. 그때는 몰랐는데, 정말 형사사건에서 억울한 피고인이 생겨나지 않도록 경찰이나 검사는 사건수사나 결정과정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