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Creek

봄날 숲 속을 걷는다.
한참 만에 두 갈래 길에서 망설인다.
지친 몸은 어느 곳으로 가야할 지 모른다.
누가 도움이 되는 말이라도 해줄까?
눈짓이라도 해줬으면 좋으련만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나는 선택한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감각적으로.
그러면서 중대한 운명의 변화를 맞는다.

한 쪽길은 아름다운 사슴이
평화롭게 냇가를 거닐고 있는 커피크릭(Coffee Creek)이다.

다른 한 쪽길은 늑대와 여우가
머리를 써서 게임을 하고 있는 위험한 계곡(Dangerous Valley)이다.

밝음과 평온이 있는 곳과 어두움과 긴장이 있는 곳이다.
우리는 선택하고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운명을 사랑하고 운명을 껴안는다.
어처피 두 길을 동시에 갈 수 없는 것이라면
어차피 두 사람을 동시에 사랑할 수 없는 일이라면
가시밭길을 걷고 어둠 속을 헤매더라도
때로 만나는 한 줄기 빛에서
작은 야생화를 보자
그 작은 풀에서
생명의 신비를 느끼자
그럼으로써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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