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터미널에서
가을색이 너무 짙어서
눈물이 난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삶의 물결을 따라
꿈 속에서 피아노 선율을 듣는다
먼 곳으로 가고 있는 거야
서울을 떠나면
무한한 자유를 느낄 수 있어
그래서 낯선 곳으로
몸과 마음을 향하는 거야
그곳에서는 진한 사랑을
마음껏 만질 수 있잖아
버스가 내린 오후
서산은 노을로 발갛게 물들고
재래시장을 거닐며
느껴지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열기
그럼에도 우리는
더욱 가깝게 다가간다
사랑은 아끼는 거야
아무 조건 없이 아껴주는 거야
따뜻한 커피가
서로의 거리를 없애주고 있어
동행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해
사방이 어두워지면
가로등이 켜지고
어둠 속에서
사랑은 더욱 또렷이 빛나면서
밀착하게 되는 거야
두려워하지 마
같이 있으면
그 어떤 것도 무섭지 않아
그건 서로에 대한 믿음보다
사랑에 대한 믿음 때문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