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l we die>
인생을 보람 있는 축복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삶의 목적을 정하고 이를 지향(指向)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생은 그 자체로서 표류하게 되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무의미로 끝날 수 있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자신의 죽음을 예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언젠가는 죽는다는 삶의 유한성을 깨닫고 그에 대한 준비한다. 그럼으로써 지상에서의 제한된 삶을 보람 있게 살며, 더 나아가 영원한 생명을 찾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이라는 것은 삶의 단순한 종료가 아니라, 의미 있는 마무리로서 중요성을 갖는다. 죽음을 거부하고 영원히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인생은 아주 비참하게 된다.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살아 있는 동안 인간답게 열심히 살아가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고상한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뚜렷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죽을 때까지(until we die)라는 말은, 혼자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 있어서 어떤 의미 있는 동반자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너와 내가 죽을 때까지 함께 그 무엇을 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서로 아끼고, 위하고, 고통을 나누고, 사랑을 하면서 살아가겠다는 무언의 약속이 들어 있는 표현이다. 그래서 숭고하다. 아름답다.
사람은 외로운 존재다. 생사병로의 고통을 지고 태어난다. 더군다나 끝내 벗어날 수 없는 원죄(原罪)를 타고 나기 때문에 평생 죄를 지으면서 살아가게 되어 있는 운명이다. 이런 존재는 자신의 연약한 한계를 인정하고,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로서 서로 영혼을 나누고 사랑하면서 살아갈 상대방을 동반자로 삼아야 한다.
그래서 황량한 사막을 오랜 시간 걸어갈 수 있다. 소돔과 고모라 같은 황폐한 공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검은 물이 들지 않고 백로처럼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과 함께 공통의 가치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과 함께 서로가 사랑하면서 죽을 때까지 아름답게 살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은 until we die 라는 말이 웬지 모르게 겨울이 깊어가는 길목에서 강한 색깔로 다가오고 있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픈 카페의 노래 (0) | 2020.12.29 |
---|---|
사티로스(Satyros)의 욕망 (0) | 2020.12.29 |
살다 보면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0) | 2020.12.28 |
내 페이스북의 단점! (0) | 2020.12.28 |
소설 독서회 모임 안내 (0) | 2020.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