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lost in the winter

사랑이 진흙탕에 뒤섞여 뒹굴고 있다.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고 있다. 사랑은 우리와 동떨어져 따로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사랑 자체를 사랑하고 있다. 비록 우리 두 사람이 사라진다 해도 사랑은 그대로 굴러갈 것이다.

겨울비가 내렸다. 차가운 겨울비를 맞으며 우리는 서로를 잊으려 했다. 모든 기억을 상실하고 싶었다. 그 차가운 겨울의 기억이 싫었다. 낙엽에 떨어질 때의 처량함처럼 우리의 옛사랑은 퇴색하고 있었다.

빗물에 젖은 은행잎처럼 사랑은 향기를 잃고, 멀리 날아갔다. 다시는 그런 사랑을 잡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두 번 다시는 우리의 사랑이 의식을 회복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 촛불이 또 밝혀지면 우리는 눈시울을 붉히며 서로를 껴안을 것이다. 비를 맞으며 촛불이 켜졌다. 사랑의 촛불이 환하게 어둠을 밝히다가 다시 꺼졌다.

사랑은 우리의 삶과 대비된다. 사랑을 잃으면 목숨도 산 목숨이 아니다.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우리의 사랑은 삶과 죽음을 초월한 존재다. 산비탈에서 급한 경사로 내리치는 사랑의 운명을 우리는 죽음처럼 맞았다.

애절한 사랑 앞에서 우리는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무릎을 꿇었다. 다시 조용한 밤을 맞는다. 옷깃을 여미고 고요한 밤의 여신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 사랑이 몸서리치면서 다시 찾아온다. 내 가슴 속에 환한 불빛을 밝히면서 겨울밤에 거울을 본다.

사랑이 또 내 옆에 앉았다. 사랑은 영원이라는 두 글자를 거울에 써놓고 있다. 사랑은 과연 영원한 것일까? 이 밤에 그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사랑을 포기한 채 고독한 밤을 벗 삼아 술을 마시고 있을까? 붉은 치마를 벗은 채 달을 보고 있을까? 그 달에는 아름다운 기억들이 수를 놓고, 슬픈 추억들이 기타 소리처럼 선율을 그리고 있을까?

아직 우리는 가슴이 뜨겁다. 서로를 잊을 수 있을 정도로 나약하지 않다. 서로를 모른 채 살아가기에는 심장이 너무 숨가쁘게 뛰고 있다. 겨울이 깊어가는 이 밤에 우리는 우리의 사랑을 찾아 다시 먼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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