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있는 장미>
38살의 정수(가명)는 아이가 둘이었다. 결혼 생활 8년이 되었는데, 부인과는 그저 그런 사이였다. 다만, 성격이 잘 맞지 않아 충돌이 자주 있었다. 부인은 자존심이 강했다. 원래 잘 살던 친정에서 공주로 자라서 그런지 남편 떠받드는 일은 아예 할 생각이 없었다.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고 남편 의사는 존중하지 않고 자기 멋대로 했다. 직장 생활에 힘든 정수 씨는 이런 딱딱한 부인에게서 심한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가 같은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정희(32세, 가명)와 가깝게 되었다. 같은 방향이라 몇 번 차를 태워다 준 것이 계기가 되었다. 서로의 애로사항을 이야기하다 보니 통하는 것이 있었다. 남자고 여자고 사람 사이란 서로 통하고 이해하다 보면 가까워진다. 상대방이 무언가 괴로운 일이 있거나 우울할 때 그것을 이해해 주면 정이 들게 된다.
상대방이 잘 나가고 즐거울 때 접근해 보아야 별로 가까워지지 않는다. 축하파티에 가서 축하를 해주어야 기억에 남지 않는다.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위로해 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주고 눈물을 흘려주는 사람에게 애틋한 정이 가는 법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가까워졌다.
남자와 여자가 마음이 통하면 몸은 자연스럽게 따라간다. 처녀 총각이 아니면 별로 장애물도 없다. 정희도 아이가 하나 있는 기혼이었다. 그녀는 대학생때 남편을 만나 첫정을 들인 후 결혼을 해서 잘 살고 있었다. 다만, 오래 살다 보니 권태를 느꼈고, 남편과도 성격이 맞지 않아 애로사항이 많은 상태였다.
정수와 정희는 서로가 가정을 가지고 있으면서 상호 이해하고, 결혼생활에서 겪는 애로사항들을 털어놓고 상의했다. 그러면서 많은 위안을 얻었다. 둘이 있으면 마음이 편했다,
서로의 부인과 남편에 대한 흉도 보고 불평도 했다. 그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집에서는 관계를 하지 않아도 밖에서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는 신선한 분위기를 주었다. 그래서 육체관계도 간간히 이어갔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세상에 비밀은 없다. 본인들만 모를 뿐이다. 아니 신경을 충분하게 쓰지 못하는 것이다. 방심하다가 의심을 받게 되고, 단서가 잡히게 된다.
사실 상습적으로 바람을 피는 사람은 아주 잘 처리한다. 거짓말도 그럴듯하게 하고, 알리바이도 상대방이 속아 넘어가게끔 만든다. 거의 사기꾼 수준이다, 아마추어들만 잡힌다. 어설프게 도둑질하다 붙잡히는 것이다.
어느 봄날. 밖에는 개나리꽃과 철쭉이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봄의 향연을 두 사람은 모텔에서 질퍽하게 맞고 있었다. 갑자기 정희의 남편이 몇 사람을 데리고 나타났다. 현장을 덥쳤다. 이때 느꼈던 당황과 불안, 공포심리를 이해할 수 있겠는가? 도둑질을 하다가 주인이 나타났을 때의 심리상태를 연상해 보라.
정희의 남편은 아내의 행동이 이상한 것을 눈치채고 뒤를 밟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사전에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남편은 정희의 부정사실을 확인한 다음 이혼을 하려고 했던 것이다. 간통죄는 없어졌지만 기혼자의 부정행위는 위자료를 배상해주어야 하고, 이혼을 당하게 된다.
정희 남편은 두 사람에게 각서를 받았다. 각자 위자료를 1억원씩 지급하여야 한다. 그리고 정희는 이혼에 합의하기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정수와 정희는 순간적으로 공황상태에 빠졌다. 무리한 요구였지만, 만일 회사에 알리고 난리를 치면 그 좋은 직장에서 쫓겨날 것이 두려워서 하는 수 없이 도장을 찍었다.
정희는 이혼을 했지만, 그렇다고 정수까지 이혼할 수는 없었다. 두 사람이 애당초 각자 이혼하고 둘이 살려고 했던 마음도 없었고, 그럴 여건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정수는 양해를 구해서 자신이 정희에게 1억원을 물어주기로 하고, 연인관계를 정리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무 일 없이 회사를 같이 다니기로 했다.
유부녀를 사랑했던 사회적 책임과 법적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지 뼈저리게 느꼈다. 유부녀를 사랑했던 죄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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