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의 파멸 위기 ①

몇 년전 어떤 여자로부터 들은 말이 떠오른다. 그녀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결혼해서 오직 남편만을 사랑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그녀는 그렇게 15년을 살았다.

그러다가 남편이 다른 여자와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고 이혼하고 혼자 외국에 나가 고생을 하면서 사업에 성공했다. 10년간 사랑을 철저히 외면한 채 고독 속에서 오직 사업만을 했다. 사업에 성공한 후 딱딱하게 굳었던 자신의 마음이 뜨거운 감성을 향해 움직였다.

그러다가 어떤 남자를 만났다. 그 남자는 여자가 가지고 있는 많은 것 때문에 헌신적인 사랑을 했다. 여자는 남자의 태도가 진실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결혼을 했다. 결혼식도 치루고 혼인신고도 했다. 그렇게 3년을 살았다.

그러나 이미 서로 다른 환경에서 오래 살아온 두 사람은 각자의 껍질을 가지고 있었다. 험한 세파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의 결정체인 이 삶의 껍질은 나이가 들수록 너무 딱딱해져 각자 그 안에 들어가 안주하기는 쉬웠지만 그 껍질을 깨고 부수고 나와 서로의 부드러운 삶의 연약한 부분을 서로 어루만져 주는 것이 쉽지 않았다.

진실한 사랑은 껍질이 부딪치는 데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연체물질이 서로 합쳐져서 하나의 새로운 형상을 창조하는데 있는 것이다. 껍질이 깨어지지 않는 한 두 존재는 서로가 합일성을 찾지 못하고 겉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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