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이승철 씨가 부른 노래 제목이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맞는 말이다. 그런 사람은 또 있을 수 없다. 절대로 없는 법이다. 왜 그럴까? 그런 사람이, 똑 같은 사람이 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에는 개별성과 주관성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개별성과 주관성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사랑은 모두 다르다. 그 어떠한 사랑도 동일할 수 없다. 사랑처럼 무한광대한 개념의 외연을 가진 존재는 없다. 사랑은 모든 것을 포괄한다. 사랑의 조류는 너무나 많다. 아가페 사랑부터 에로스 사랑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존재하는 한, 인간의 소유하고 향유하려는 사랑의 개념은 한계가 없다. 심지어 자기애의 경우에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된다. 철저한 이기심마저 사랑의 특수한 형태로 이해되려고 애쓰고 있다.

 

사랑의 일대일의 관계에서 이루어진다. 남자와 여자라는 서로 다른 두 개체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은 오직 사랑의 상대방과의 관계에서만 형성되는 정신적 육체적 작용이며 현상이다. 때문에 사랑은 일반적인 보편성과는 거리가 멀다.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이 바로 이런 개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이다. 그 어떤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없다. 사랑은 본질적으로 비대체성을 가진다. 한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쉽게 대체될 수 있는 대체성을 가진다고 하면 사랑은 아주 쉬운 문제로 변하게 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사랑은 절대로 대체성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이 경험에 의해 입증된 상태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따라서 죽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하면 끝내 그 사람을 잊지 못해 다른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 가벼운 사랑은 대체성을 자랑할 수 있다.

 

바람둥이의 경우가 그렇다. 아니면 애정 없는 섹스를 의미하는 성매매의 경우가 그렇다. 그러나 이러한 사랑은 어디까지나 가볍고, 가치가 없는 사랑이기 때문에 논의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진정한 사랑은 결코 상대방을 바꿀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개별성은 각 개인이 갖는 존엄과 가치를 전제로 한다. 독특한 인격과 매력을 기본으로 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나름대로 특별한 개성을 가지고 있고, 어딘가 끌리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아무런 매력도 없고 특징도 없는 사람이 사랑을 가지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잘 나면 잘 난대로, 못나면 못난대로 누구나 장점이 있고, 매력이 있는 것이다. 거기에 이끌려 이루어진 사랑은 그로 인해 강한 개별성을 갖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천번이고 다시 태어난대도 그런 사람 또 없을테죠/

슬픈 내 삶을 따뜻하게 해준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나 태어나 처음 가슴 떨리는 이런 사랑 또 없을 테죠/

몰래 감춰둔 오랜 기억 속에 단 하나의 사랑입니다‘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에서]

 

사랑의 개별성은 사랑의 주관성과 일체를 이루고 있다. 사랑은 객관화될 수 없다. 사랑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상대방을 선택하고, 그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은 다른 사랑과 비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자신의 눈에 딱 맞는 상대방을 다른 사람들이 비판을 해도 그 비판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바로 이것이 사랑의 주관성이다. 이런 사랑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감수할 수 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그래서 슬퍼도 행복한 것이다.

 

‘그런 그댈 위해서 아픈 눈물쯤이야 얼마든 참을 수 있는데

사랑이란 그 말은 못해도 먼 곳에서 이렇게 바라만 보아도

모든 걸 줄 수 있어서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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