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샘물

사랑하는 건
때로 네가 미워지는 거고
미워하는 건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거다

강물이 보이는 곳에
우리는 샘물을 팠다
영원히 마르지 않으며
언제나 우리의 갈증을 채워줄
샘물을 파고
그곳에 이름을 새겨 놓았다

강변에서 우리가 만들었던
사랑의 시간들이
모두 샘 안으로 녹아들어갔다
사랑했던 시간
미워했던 시간
그 시간들이 모두 샘물에 담겼다

우리가 세상을 떠나면
그 샘물은 닫힐 것이다
우리만의 정이 담긴
샘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낯선 방랑자는 없고
샘물은 더 이상
솟아나지 않을 것이다

사랑은 미움을 낳고
미움은 또 사랑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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